매일신문

시와 함께-김춘수 '이별을 위한 콘티'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가거라

산 넘고 또 산 너머로,

별이 없고

반딧불이 없다.

아기너구리 엄마엄마 울고 간 여름밤과

마디풀이 없다.

얼굴 감춘 마디풀이 내 발등

초가삼간 집 한 채 허물고 있다.

오지말라 오지말라고,

(누가 알랴

나는 역사허무주의자,)

김춘수 '이별을 위한 콘티'

오래 중환자실에 의식 없이 누워 계신 선생은 지금 별이 없어 캄캄한 산 너머를 더듬고 계실까, 초가삼간 집 한 채 들어서고 계실까? '가거라'라고 말하는 처연함도 '오지말라 오지말라'고 말하는 안타까움도 한 사람의 목소리이다. 오늘따라 갈등과 망설임의 저 목소리 가을비에 젖은 듯 애절하게 들린다.

허무란, 허무주의란 원래 소박한 믿음 저쪽 지적 회의의 산물인 것. 아기너구리 엄마엄마 울고 간 여름밤이 있는 이곳으로 주저 없이 오셨으면 좋겠다.

강현국(시인.대구교대 교수)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대구의 '첫 여성 단체장'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구의 경제적 문제를 해...
이달 원/달러 환율이 1,470원을 넘어서며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중동 전쟁의 여파로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있어 1,500...
경기 남양주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한 40대 남성 A씨가 의식 불명 상태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이 지연되고 있으며, A씨는 범행 후 전자발찌...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폭격으로 중동 전쟁이 발발한 가운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살해하겠다고 공언했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