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김춘수 '이별을 위한 콘티'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가거라

산 넘고 또 산 너머로,

별이 없고

반딧불이 없다.

아기너구리 엄마엄마 울고 간 여름밤과

마디풀이 없다.

얼굴 감춘 마디풀이 내 발등

초가삼간 집 한 채 허물고 있다.

오지말라 오지말라고,

(누가 알랴

나는 역사허무주의자,)

김춘수 '이별을 위한 콘티'

오래 중환자실에 의식 없이 누워 계신 선생은 지금 별이 없어 캄캄한 산 너머를 더듬고 계실까, 초가삼간 집 한 채 들어서고 계실까? '가거라'라고 말하는 처연함도 '오지말라 오지말라'고 말하는 안타까움도 한 사람의 목소리이다. 오늘따라 갈등과 망설임의 저 목소리 가을비에 젖은 듯 애절하게 들린다.

허무란, 허무주의란 원래 소박한 믿음 저쪽 지적 회의의 산물인 것. 아기너구리 엄마엄마 울고 간 여름밤이 있는 이곳으로 주저 없이 오셨으면 좋겠다.

강현국(시인.대구교대 교수)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정부와 여권의 검찰개혁 추진을 강하게 비판하며, 검찰 기능 축소와 보완수사권 박탈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북한은 일본...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공사 현장에서 잇따른 사망 사고로 인해 정부의 강도 높은 압수수색과 감독 조치를 받게 되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으며, 고...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신천지 전직 간부들에 대해 당원 가입 강요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이들은 ...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