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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만에 찾은 아버지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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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만에 찾은 아버지의 얼굴.'

태어난지 3년만에 아버지를 여의었으나 얼굴조차 모르고 지내온 박정원(53·경북 김천시 황금동)씨. 그는 지난달 23일 꿈에 그리던 아버지를 49년만에 사진을 통해 만났다.

대구보훈청 김차범(49) 선양계장이 6·25전쟁 참전 용사인 아버지(박준오)의 사진이라도 찾으려는 박씨의 간절한 부탁을 받고 부친의 전우들을 수소문한 끝에 한장의 사진을 구해줬기 때문.

박씨는 "아버지가 워낙 일찍 돌아가신데다 집에 있던 사진마저 빗물에 썩어 모두 잃어버려 아버지의 얼굴을 모르고 자랐다"며 "20여년 동안 아버지 사진을 찾아 헤맸지만 구하지 못했다"고 기뻐했다.

김 계장이 박씨의 딱한 사연을 들은 것은 지난달 초.

이후 김 계장은 전쟁 말기인 지난 53년 박씨의 아버지가 강원도 금성지구 전투에서 왼쪽무릎 파편상을 입고 육군 여수병원에 입원한 사실을 확인하고 함께 입원한 전우 5명의 가족들을 찾아 도움을 청했다.

전우 가족중 대전에 사는 김영곤(50)씨가 박씨 아버지의 사진을 찾아내 지난달 중순쯤에 김 계장에게 보내온 것.

박씨는 "낡은 흑백사진속의 아버지는 늠름한 대한의 군인이어서 너무 자랑스럽다"며 "어머니를 비롯해 온 가족이 지난 추석때 한자리에 모여 앉아 사진을 몇십번씩 봤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영정 사진을 모셔놓고 제사를 지낼 수 있게 됐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할아버지를 찾아주게돼 다행스럽다"면서 "아버지의 화랑무공훈장이 뒤늦게 인정돼 올해 받은 국가유공자 증서에 아버지의 사진을 함께 끼워뒀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계장은 "박씨가 그렇게 기뻐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다"고 밝혔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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