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갈대/신경림
사나이 우는 마음을 그 누가 알랴로 시작되는 내 친구의 십팔번인 갈대의 순정도 그렇고, 이 시도 그렇고, 운문사 갈대 숲을 지나며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게 해 종일 울고 싶었던 그때 내 마음도 그렇고 왜 갈대의 이미지는 울음일까. 그것도 아무도 모르는 조용한 울음일까. 단풍이 가을의 살이라면 갈대는 가을의 뼈일 터; 뼈로 된 울음, 울음의 뼈, 하얀 침묵!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조용히 울고 있는 것'일 때 그 울음은 얼마나 견고한 것이겠는가.
강현국(시인·대구교대 교수)
































댓글 많은 뉴스
장동혁 대표 체제 힘 실은 TK 의원들
李대통령, 이학재 겨냥? "그럼 '사랑과 전쟁'은 바람피는 법 가르치나"
장동혁 "당명 바꿀 수도"…의원 50여명 만나며 '쇄신 드라이브'
李대통령 "내가 종북이면 박근혜는 고첩…과거 朴정부도 현금지원했다"
이학재, 李 "댓글 보니 세관 아니라 인천공항공사 업무" 발언에 "위탁 받은 적 없다" 반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