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세상 구경하게 됐다며 기뻐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
동국대학교 경주병원불교회(회장 지영한)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회비로, 백내장을 앓고 있는 저소득층 노인들의 시력을 되찾아주는 '개안(開眼)' 활동을 벌여 초겨울 추위를 훈훈하게 녹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백내장 수술비는 환자 부담분만 70만원가량. 영세민이나 양로원 등 복지시설 노인들에게는 거금이어서 그냥 불편한 대로 참고 지내는 이들이 많다.
저소득층 노인들에게 '밝은 눈'을 찾아주기 위해 동국대 경주병원 의사, 간호사, 직원 등 600여명은 모두 뜻을 모아 야유회 경비나 회식비로 사용하던 회비를 개안 수술비로 보태기로 했다.
막상 일을 시작하고 보니 어려움이 하나 둘이 아니었다.
동장, 면장 등이 써준 추천서를 들고 오는 노인들 모두가 형편이 딱해 외면할 수 없는 데다 그 숫자가 워낙 많아 감당해 내기 어려웠다.
경주병원불교회원들은 최소한의 비용만으로 수술받을 수 있게 해 달라고 병원 측에 사정, 올들어 30명을 시술받게 했다.
게다가 상당수 노인들이 혼자 힘으로는 거동이 불편해 불교회원들이 직접 모셔오고 수술 뒤에도 집까지 모셔다 드리는 이중삼중의 수고까지 감수하고 있다.
지영한 회장은 "이왕 시작한 일인 만큼 즐거운 마음으로 해내기로 전 회원들이 마음을 모았다"면서 "앞으로는 전립선염 등을 앓고 있는 저소득층 노인들의 고통도 덜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도움으로 빛을 되찾은 김연수(92·경주시 산내면)·오용호(83·경주시 안강읍) 할머니는 "새로 태어난 느낌이다.
어려운 노인들을 배려해 준 병원 불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주·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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