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살림살이 탓인지 술김에 주먹을 휘두르다 경찰서까지 붙잡혀와 톡톡히 망신당하는 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대구에는 매일 10명 가까운 취객이 술기운에 호기를 부리다 술이 깨면 '기억이 없다'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서부경찰서는 1일 오후 2시10분쯤 서구 원대3가 한 식당에서 옆자리 손님에게 "치료비로 술을 마실테니 때려달라"며 행패를 부리고 주먹을 휘두른 혐의로 김모(34·북구 검단동)씨 등 2명을 입건했다.
막노동을 하는 김씨 등은 새벽 인력시장에서 일거리를 얻지 못하자 아침부터 술을 마셨다는 것.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행패를 부린 김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오후 2시 이후에는 아무런 기억이 없다며 선처를 호소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29일 새벽 0시45분쯤 원모(42·서구 내당동)씨는 동네 식당에서 혼자 술을 마신 뒤 별다른 이유없이 소주병으로 주인 구모(44·달서구 진천동)씨의 머리를 때린뒤 달아났다 이튿날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원씨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했고, 천만다행으로 피해자의 부상이 심하지 않아 불구속됐다.
같은 날 새벽 1시쯤에는 서구 내당1동 한 주점에서 술값 52만원 어치를 계산하려다 종업원과 주인에게 손찌검을 한 강모(37·북구 매천동)씨가 공용물 훼손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출동한 순찰차 뒷문 손잡이를 부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찰서로 달려온 가족들은 "술만 마시면 기억이 없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워낙 불황이다보니 술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졌다"며 "술에 취해 저지른 일인데다 생계를 책임진 가장들이 대부분이어서 구속도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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