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덕초교 어린이, 장애인 시설 나눔의 교회에 전달

"우리가 직접 가꾼 배추로 담근 겁니다.

"

남구 대명동 남덕초등학교 어린이들이 2일 한해 동안 가꾼 배추로 김장을 담가 지체장애인들의 보금자리인 나눔의 교회(대표 이왕욱 목사)에 전달,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남덕초교는 지난해부터 농장체험학습 차원에서 교내 자투리 땅에 50∼60평의 텃밭을 마련하고 반별로 구획을 정해 학생들이 직접 배추, 무 등 채소류를 키워왔다.

2일 남덕초교 식당에는 6학년 2반 아이들이 고사리손으로 직접 길러 수확한 배추에 양념을 바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양념이 모자란다고 투덜거리기도 하고 수다도 떨면서 어설픈 손놀림이지만 김장을 하느라 열심이었다.

이날 행사에는 6학년 3개반 학생들이 모두 참여해 반별로 번갈아 김장을 했다.

친구들과 함께 김장을 담가 더 재미있었다는 김혜원(3반)양은 "농사를 지을 때 경험이 풍부한 교장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했고 전종민(2반)군은 "농사일이 힘들었지만 재미도 있었고 김장을 하다가 맛을 봤는데 집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있다"며 웃었다.

지난해 텃밭에서 수확한 오이, 토마토 등은 학생들이 공평하게 나눠가졌고 감자는 함께 전을 부쳐먹기도 했다.

아이들이 김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학부모 김규진(40·여·남구 대명동)씨는 "제자신도 도시에서 자라 직접 채소를 가꿔 본 적이 없다"면서 "아이가 방학 때도 배추에 물을 주러 오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가꾸는 모습을 보니 대견했다"고 말했다.

올해 학교 텃밭에서 수확된 것은 배추와 무 각 200여 포기와 고추 3근. 학교측은 수확물을 두고 고민하다가 김치를 담가 어려운 이웃에게 주자는 생각에 동사무소에 문의, 나눔의 교회를 소개받게 됐다.

곽규선 교장은 "도심 속에서 농사를 체험하게 하여 자연스런 교육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이 일을 하게 됐다"면서 "이번 행사로 아이들이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줄 아는 마음을 갖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직접 담근 김치를 들고 나눔의 교회를 찾아 전달한 아이들은 자신들이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봉사를 하게 되는지를 묻기도 했다.

아이들의 마음 씀씀이가 예쁘다고 칭찬한 나눔의 교회 관계자는 "겨울철 운영을 걱정하던 차에 뜻밖의 선물을 받게돼 무척 고맙다"며 "따뜻한 밥을 지은 뒤 우리 가족들끼리 둘러앉아 맛있게 먹겠다"고 말했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