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5일 경북 문경휴게소에서 열린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식에 참석차 영주 등 경북 북부지역을 방문하고 지역인사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해외순방 이후 노 대통령이 처음으로 경북지역을 방문하자 그동안 버려뒀다시피 한 이 지역에 대한 '특별한 관심'차원 아니냐는 관측까지 일고 있다.
○…이날 오찬에 앞서 풍기영농조합의 인삼가공공장을 방문한 노 대통령은 작업중이던 주부근로자들과 환담을 나누면서 홍삼을 시식했다. 한 주부근로자가 "풍기홍삼 많이 드시고 건강해서 나라가 부자되게 해주세요"라고 덕담하자 노 대통령은 "오래 살면 잘 될 것 같은데 우선 이것 먹고 힘내서 당장 우리 경제가 잘 되도록 하겠다"라고 화답했다. 또 노 대통령은 "홍삼이 정력에 최고"라고 하자 "그런 소리하지 말라. 이것만 먹으라고 갖다주면…"이라며 손사래를 쳐 좌중을 한바탕 웃겼다.
○…오찬간담회는 이의근 경북지사의 환영사와 권영창 영주시장의 건배사, 정일순 경북북부지역혁신협의회장의 건배사에 이어 북부지역협의회 측의 정책건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 지사는 "지난 7일 개통된 대구∼포항 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으로 경북 동해안과 북부지역이 수도권과 직결돼서 지역발전의 전기를 마련했다"라며 "정부가 공공기관이전과 한국형 뉴딜정책을 구상하고 있는데 특별히 SOC사업에 대해서는 북부지역을 배려해줄 것을 건의한다"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 지역특산물인 인삼진액으로 건배제의하면서 "우리 지역은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이지만 대통령 방문에 따라 새롭게 용기를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발전 및 혁신방안과 관련, 건의에 나선 김수종 지역개발분과위원장(북부지역협의회)은 "포항에서 개최된 지역발전혁신토론회에서 약속한 영덕과 상주 충남 서천으로 이어지는 동서축고속도로 건설, 울진∼영주∼문경을 잇는 동서5축 고속도로가 조기개통될 수 있도록 지원을 바란다"라고 건의했다.
김성진 문화관광분과위원장은 "경북 북부지역은 도산서원과 소수서원 등 문화유산과 하회탈춤 등 무형유산이 살아 숨쉬는 유교문화지역"이라며 유교문화권 개발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관광지부지매입비의 국비지원 등을 건의했다.
김현권 산업분과위원장은 "참여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과 공공기관이전이 혁신도시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것은 경북북부지역을 염두에 두고 한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북부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대통령)후보자 시절 후원회를 할 때 북부지역 농민들이 쌀을 두 차 모아 후원금으로 드리면서 '이것이 천심이다. 꼭 대통령이 돼서 서민과 함께가는 대통령이 돼 달라"고 당부드렸다'는 일화를 소개하면서 "그 때 쌀 갖다준 것이 대통령께 작은 격려가 되었다면 이곳 북부지역에는 혁신도시로 꼭 돌려달라"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노 대통령은 "지금은 나라가 잘 사는 일이 중요하지만 그 중에서도 지방이 함께 잘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며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를 거듭 강조하고 지역 혁신 노력을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전국에서 경북지역이 유일하게 23개 시군 모두 시군별 혁신협의회를 모두 구성한 데다 23개 시군 통합혁신협의회 및 북부지역 11개 시군혁신협의회를 구성한 데 대해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지방이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라면서 "경북 북부는 이 점에 있어서 대단히 열성적이고도 활력이 있고 여러 가지 활동에 있어서 앞서가고 있다. 대단히 고무적"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노 대통령은 "대통령 혼자는 마음대로 못한다. 대통령이 지지를 받고 정책적으로 신뢰를 받을 때 정책이 되는 것이지 대통령 지지가 낮고 대통령이 하는 정책이 신뢰를 갖지 못 하면 국민지지가 무너진다"라며 "도와달라"라고 호소했다. 노 대통령의 이 같은 자세는 경북을 포함한 영남권이 행정수도정책 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한 적극적인 구애로 비치고 있다. 노 대통령은 "행정수도가 국가중심에 있어야 하고, 공공기관은 그 행정수도로부터 최대 한 시간 내에 배치돼야 한다"라면서 행정수도를 중심으로 국가교통망이 재편되면 경북도 활짝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오찬에는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과 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 청와대 김병준 정책실장, 윤태영 1부속실장 등이 참석했고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이 참석한 것도 눈에 띄었다.
서명수·마경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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