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의 오랜 숙원인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민법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되기는 했지만 연내 통과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4대 법안을 둘러싸고 여야 대립으로 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관련 소위원회가 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성계는 법사위 소속의원들의 의지부족과 민법개정에 대한 신중론이 더 큰 원인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여성계를 비롯한 호주제 폐지론자들은 호주제가 가부장적인 사고를 조장하고 있다며 이를 폐지해야만 합리적인 가족관계가 확립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유림 등을 비롯한 호주제 폐지반대론자들은 호주제 폐지가 오히려 전통가족제도를 붕괴시킬 것이라며 호주제 폐지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찬반 쟁점은 크게 다섯 가지다.
△호주제를 일제의 가부장적 잔재로 볼 것이냐,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으로 볼 것이냐 △호주제 폐지가 가족 해체를 부추기느냐, 가족 구성원을 평등하게 하느냐 △자녀의 인권존중을 위해서도 필요한가, 성씨 변경을 하면 가문 계승이 불가능해지나 △전면 폐지해야 하나, 문제 부분만 개정하면 되나 △호주제는 관습법에 위헌인가 등이다.
이에 대해 16일 오전까지 '호주제 폐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라는 토론에 참가한 미디어다음(daum)의 네티즌들과 야후미디어의 네티즌들은 다소 상반된 의견을 보였다.
미디어다음의 핫이슈토론에 참가한 6천54명의 네티즌 중 54.5%인 3천299명이 호주제 폐지에 찬성하고 43.6%인 2천637명이 반대했다.
(판단유보 1.9%) 그러나 야후미디어의 뉴스폴(Poll)의 설문에 응답한 1만3천165명의 네티즌 중 62%인 8천163명이 호주제 폐지에 반대했고 36%인 4천738명이 찬성했다.
(모르겠다 2%)
◇ 재혼한 사람은 사람도 아닙니까? 재혼한 사람 자신을 위해서 호주제를 폐지하자는 게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 폐지하자는 건데 조그만 아이들에게 그렇게 못을 밖고 싶나요? 아빠 성과 아이 성이 다르다는 이유 만으로 아이들이 놀림을 받는데 대해 가슴 아플 뿐입니다.
우리같이 그냥 평범한 사람은 제도나 법이나 그런 것은 모르고 삽니다
그냥 편안하게 살고 싶을 뿐입니다.
제도나 법에 기대어 도움도 받기 싫고 그런 것에 얽매이기도 싫을 뿐입니다.
(station)
◇ 성씨가 유일하다는 것은 편견이다.
최초 조상의 성씨가 유지된다는 것은 더 웃기는 일이다.
성씨는 유전의 법칙에 의해 섞이고 섞여서 한국의 성씨를 한 번이라도 거쳐가지 않은 사람은 없다.
오히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성씨는 먼 조상이 단 한 번 거쳐간 피다.
가장 희박한 피라고 말할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성씨 만큼 같은 피가 흐르지 않는 피는 없다.
(나야나)
◇ 내 주장만이 옳다고 합리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본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호주제로 인해 피해를 받는 여성이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그리고 호주제는 단지 성을 이어받는 것에 불과하지 않습니다.
여성 스스로가 우매함으로 인해 자신의 권리를 찾지 못한다면, 누가 찾을 수 있겠습니까. 훗날 자신의 일이 될지도 모르는 것을…. (baby10412)
◇ 미국에선 법적으로 아동이 어느 정도의 나이가 차면 자기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죠. 물론 법적으로 인정한 나이가 되지 않은 아동에겐 여러가지 법적인 절차를 통해 최선의 방법을 찾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너무 아버지 쪽으로만 유리한 법 조항이 많아 큰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호주제 폐지로 인한 문제점을 보완할 법 조항을 만드는 것도 시급하다고 생각됩니다.
(슬픈비)
◇ 호주제를 폐지하는 것은 아버지를 폐지하는 것이요, 가족 및 친인척을 폐지하는 것이며 조상을 폐지하는 것이다.
성씨란 무엇인가? 자신이 누구의 후손이며 자신의 조상이 누구인지를 표시하는 것이다.
혈통의 표시가 성씨란 말이다.
예로부터 성을 간다는 소리는 조상을 간다는 의미로 패륜이라는 소리다.
보수는 뭘 갖다 붙여도 바꾸지 않는 사람이라고 공격한다.
그럼 진보는 조상도 갖다 버리겠다는 말인가? (꽃을 든 남자)
◇ 호주제가 여성에게 불리·부당한 점은 법을 고치고 좋은 점은 계승발전시키는 것이 배달민족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꼭 없애버려야만 개혁인가? 혹자는 호주제가 없는 선진국을 예로 드는데 선진국에 있으면 좋은 것이고 없으면 어떻게 비교할텐가? 문제는 남성의 우월성이 아니고 여성들의 피해의식이다.
(아침물결)
◇ 혈통주의는 지켜져야 한다.
불합리한 시댁문화에 도전하다 시집에서 일방적으로 쫓겨나다시피한 친지가 있는데, 연락을 안하고 살아도 호주가 시아버지로 되어 있어도 사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더란다.
그런데 만일 이런 가정이 이곳저곳에서 생길 때 성의 일관성이 없어지면 2,3대에서 근친혼이 이루어 질 것은 뻔한 결과이고 얼굴 모르고 자란 사촌, 6촌 혈족들은 성씨라도 지켜져야 구분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성귀옥)
정리·박운석기자 stoneax@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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