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8시(현지시간)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지진이 일어난 뒤 태국의 휴양지 푸켓은 1시간30분∼2시간 뒤 해일
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면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은 27일 푸켓 현지에서 항공편 3대로 인천공항에 입국한 여행객들의 목격담
을 토대로 재구성한 당시 현장 상황.
▲오전 8시30분께 '진동' 감지..10시께 해일 '급습' = 가족과 함께 여행에 나
섰던 박주원(17.여)양은 "파통 비치에 있었는데 오전 8시30분쯤 2번 정도 지진이 일
어난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그 후 파도가 '스멀스멀' 밀려온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엄청난 높이의 해일이 푸켓 내 숙박시설이 밀집돼 있는 '파통 비치'와 '
까따 비치' 일대를 덮친 것은 오전 9시30분∼10시께를 전후한 시간대로 추정된다.
까따 비치의 '오키드 아시아 리조트'에 있었다는 이성석(36)씨는 "해변에서 물
놀이를 하던 오전 9시30분께 갑자기 해일이 밀려와 뭍으로 나와 도망쳤다"고 말했다.
파통 비치의 '다이아몬드 클리프' 리조트에 머물렀던 신혼부부 이기태(36).홍민
자(29.여)씨는 "지진이 있었던 것은 못 느꼈고 오전 10시께 발코니로 나가 있었는데
집채만한 파도가 무섭게 밀려왔고 사람들도 소리를 지르면서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7∼8m 높이의 호텔 2층까지 흙탕물이 차 올랐고 웅덩이가 패이고 야자
수가 쓰러졌다"며 "사람들도 일부 물 속에서 허우적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오전 10시∼11시 전화연락 불통 = 파통비치 오키드 리조트를 오전 8시에 떠난
신현철(39)씨는 "공항 부근에 있는 '와찰롱' 사원을 둘러보기 위해 오전 10시쯤 공
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와찰롱 사원'을 둘러보던 중인 오전 10∼11시께 핸드폰이 불통됐는데 나
중에 해일로 인해 통신이 두절된 것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10시께 이후 교통망 '두절' = 유지연(25.여)씨는 "오전 10시께 파통비치 인근
을 버스를 타고 가다가 6∼7m 높이의 해일이 다가오는 것을 목격한 뒤 버스에서 내
려 무작정 위쪽으로 도망쳤다"고 말했다.
이기태(36)씨는 "오전 10시께 해일이 리조트를 일부 덮쳤을 때 가이드의 승합차
를 타고 겨우 공항으로 갔다"며 "이후 해일이 부근을 완전히 덮치면서 길이 막혔다"
고 말했다.
▲공항서 항공편 계속 '지연'..16시간여만에 입국 = 한국 여행객이 대부분을 차
지한 푸켓항공 9R607편이 26일 낮 12시35분 푸켓 현지를 떠날 예정이었지만 공항 사
정이 악화되면서 출발이 지연됐다.
많은 여행객들이 출발 2시간 전인 오전 9시30분께 공항에 도착했지만 10시를 전
후해 공항 주변에도 해일이 밀려오면서 공항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전영철(29)씨는 "오전 9시30분께 공항에 도착했는데 10분쯤 뒤 활주로가 침수된
다는 얘기가 들리기 시작했다"며 "공항 직원들이 대피하기 시작했고 가이드들이 '공
항이 무너질 수 있다'면서 밖으로 유도했다"고 말했다.
최모(34.여)씨는 "공항 상점에서 물건을 사고 있는데 점원들이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졌고 공항 관계자들은 안내방송도 없이 달아났다"며 "태국 사람들을 따라 바깥
높은 곳으로 대피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와중에 공항이 오후 1시부터 6시께까지 5시간 가량 폐쇄됐고, 나중에 공항에
들어온 여행객들은 장시간 대기한 뒤 5차례나 출발이 연기된 끝에 27일 오전 현지를
출발, 이날 오후 1시10분께 인천공항에 가까스로 도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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