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이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하고 손님맞이에 한창이다.
최근 끝난 5지구 1층 냉·난방 공사를 마지막으로 서문시장내 모든 건물의 내부 개조가 마무리 된 것. 시장상인들은 "시민들이 시장이라면 지저분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이번 공사를 계기로 인식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며 "할인점에 빼앗긴 손님들을 되찾기 위한 서문시장의 노력은 이제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문시장의 변신은 무죄
23일 낮 찾아간 서문시장. 동산상가에 들어서자 확 밝아졌다는 느낌부터 받았다.
'일이 급해' 곧장 찾아간 화장실. 깨끗한 타일에다 변기도 새 것이다.
'오래전 서문시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서문시장 내부환경개선 사업에 들어간 돈은 올 한해만 모두 70억 원이다.
상인들이 조금씩 모은돈 15억 원도 포함됐다.
시장 한복판에 마련된 만남의 광장에는 인터넷방과 고객휴게실, 유아 놀이방 등의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한달 평균 1천500명∼2천 명 정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관광안내소도 있다.
또 차량 760여 대를 동시에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도 완비돼 있다.
1지구 1층 바닥타일 교체공사를 시작으로 각 지구별로 내부 냉·난방 시설 교체, 옥상 방수 공사, 외부통로 천막 교체 등이 올 해 이뤄졌다.
더 이상 서문시장은 '재래시장'으로 불리기를 원치 않는 것 같았다.
다음달이면 통행에 불편을 끼쳐 온 노점상들도 말끔히 정비돼 쾌적한 쇼핑거리로 변할 예정. 대구·경북지역 최대규모의 '쇼핑가'를 걷는 재미를 대구·경북민들은 누릴 것으로 보인다.
◇젊음이 넘치는 시장으로
서문시장에선 구성원들의 세대교체가 한창이다.
젊은 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1세대 상인들은 하나둘씩 떠나고 부모에게서 가게를 물려받은 2세 상인이나 젊은 도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700여 개 아동 및 의류매장이 모여있는 동산상가에서 세대교체가 이뤄진 점포가 80%에 이른다.
동산상가의 젊은 사장들은 서울, 대전 등 전국을 누비며 최신 패션 트렌드를 배우러 다니고 인테리어, 제품 디스플레이 등에 공을 들여 촌스러운 재래시장 이미지를 벗어 던졌다.
동산상가의 한 상인은 "젊은 상인들이 늘어나면서 독특한 아이디어가 넘치고 제품도 다양해졌다"고 했다
젊은 상인들이 모여있다 보니 사업추진력도 강해 상인들이 직접 재원을 부담, 상가 옥상에 놀이방과 고객휴게실을 만들었으며 앞으로 분수대 등 녹지공간까지 조성할 예정이다.
또 매주 월요일 외부강사를 초청, 가요교실을 열어 상인들과 손님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는 어떻게?
내년부터 3년간 120억 원을 투입해 시장 전체를 덮는 아케이드 설치 공사가 본격 시작된다.
아케이드 공사가 마무리 되면 전국 최대의 아케이드 거리가 조성되고 손님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편리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게 된다.
환경개선 사업과 발맞춰 시장 상인들도 그동안 불친절했던 이미지를 벗어 던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월 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과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주최로 대신동사무소 회의실에서 열린 '친절교육'에는 200여 명의 상인들이 모였다.
또 다음달 내로 교환과 환불, 서비스 등 친절한 상거래를 하겠다고 서약한 가게 250여 곳을 '친절 매장'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교육에 참가했던 경동상회 이우현(45) 사장은 "재래시장이 손님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A/S나 환불문제로 다투기보다 먼저 '죄송하다'는 말로 고객에게 감동을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문시장은 손님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택시, 버스 등을 타야하는 불편을 덜기 위해 '시장 퀵 서비스 사업'을 구상 중이다.
내년부터 시작할 예정인 이 사업은 시장 직영으로 퀵 서비스팀을 만들어 대구 시내 어느 곳이나 고객의 집 문앞까지 배달해 줄 계획이다.
또 대구은행, 금복주 등 지역기업과 제휴, 서문시장 상품권을 만들어 편리한 쇼핑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서문시장 상가연합회 박병일 사무국장은 "고객들이 가장 불만을 표시하는 점은 바로 시장상인들의 불친절"이라면서 "시장 환경 개선에 우선해 친절이 몸에서 우러나오도록 만드는 서비스 혁신이 시급한 과제다"라고 했다.
이재교기자 ilm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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