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연말개봉 맞대결 펼칠 신석기블루스&써스펙트

◇신석기 블루스(김도혁 감독·30일 개봉)

해외 대작 '알렉산더'와 같은 날 간판이 걸려 한판 대결을 벌일 한국영화 '신석기 블루스'(팝콘필름 제작)는 한마디로 최근 성형미인의 사회를 비웃듯 '절세 추남과 추녀'를 위한 영화다.

능력 있고 잘생겼지만 성격이 안 좋은 변호사 신석기(이종혁)가 사고 후, 능력 없고 못생겼지만 착한 변호사 신석기(이성재)로 육체가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을 그린다.

지난 21일 서울극장에서 언론시사회로 처음 모습을 공개한 이 영화는 신분 상승과 하락, 얼짱과 얼꽝, 사회적 성공과 실패라는 대립항을 내세우고 있지만, 화장실 유머로 대변되는 일련의 한국식 코미디물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다만, 바늘 하나 안 들어갈 듯 단정한 이미지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이성재의 변신은 이 영화의 흥행 포인트. 옆머리를 바싹 밀어버린 뽀글뽀글한 '아줌마 파마'에 못생긴 토끼이빨 같은 뻐드렁니 분장, 늘 무용수처럼 반듯하게 어깨를 펴고 다니던 그가 구부정한 자세로 팔자걸음을 걸으며 스크린을 누비는 모습은 압권이다.

외모의 파격 변신 못지 않게 캐릭터에서 변신을 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도 보는 즐거움을 안겨주는데 충분하다.

여기에 신이, 김창완, 옥지영, 문천식 등 내로라하는 코믹 감초 연기자들이 한데 모여, 재미와 웃음에 힘을 더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외모에 대한 편견을 조금이나마 더는 등 편하게 봐줬으면 좋겠다"는 감독의 얘기가 공허하게만 들리는 이유가 뭘까. 상영시간 108분, 15세 이상 관람가.

잭 니콜슨의 광기

◇써스펙트(숀 펜 감독·31일 개봉)

올 초 '미스틱 리버'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숀 펜이 메가폰을 잡았던 2001년 작 '써스펙트'(The Pledge)가 올해의 마지막날 국내 극장가에 모습을 드러낸다.

숀 펜뿐 아니라 할리우드 대표적인 연기파 배우 잭 니콜슨을 비롯해 베네치오 델 토로, 미키 루크, 애론 애크하트가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화제가 됐던 이 영화는 한 남성의 광기를 그린 스릴러물.

영화는 은퇴를 6시간 남겨둔 한 베테랑 형사 제리(잭 니콜슨)가 성폭행당한 후 잔인하게 살해된 한 여자의 사건을 맡게 되면서 시작한다.

살해 용의자인 인디언 사냥꾼은 바로 체포되어 범행을 자백하고, 경찰의 총을 빼앗아 자살하고 만다.

하지만 제리는 본능적으로 이 사건에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음을 느끼고, 혼자 재수사에 착수하지만 동료는 그의 주장을 무시하고 사건을 종결시키는데….

스릴러를 전면에 내세운 이 영화에 대해 기막힌 반전이 매력인 '유주얼 서스펙트'나 '식스 센스'같은 영화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미개봉작인 공포물 '샤이닝'에서 가족을 살해하는 광기 어린 가장의 모습을 훌륭하게 연기했던 잭 니콜슨 특유의 광적인 연기를 기억하는 영화팬들에게는 이 영화가 올해 마지막 선물이 될 듯. 역시 그는 잭 니콜슨이었다.

상영시간 124분.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사진: 영화 '신석기 블루스'(왼쪽)와 '써스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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