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890선 돌파하며 2004년 마감

2004년 주식시장이 견고한 저항선인 890선을 힘차게 뚫고 895.92로 한 해를 마감했다.

최근 3개월간 난공불락이었던 890선을 돌파한 채 올해 증시가 마무리됨에 따라 내년초의 랠리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모호한 태도를 취했던 외국인투자자들이 기관과 함께 최근 3일간 매수세를 취함으로써 투자 분위기를 돋웠다.

◆ 3개월만에 890선 돌파

종합주가지수 890선은 지난 10월이후 증시의 낙관론과 비관론이 날카롭게 대치한 지수대였다.

증시의 낙관론자들은 기업의 펀더멘털로 보나 시장 주변 유동성으로 보나 연내890선을 넘지못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비관론자들은 경제상황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어 저항선 돌파가 쉽지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따라서 890선을 돌파했다는 것은 낙관론이 비관론을 압도했다는 의미와 함께 두터운 매물벽이 무너져 향후 시장 전망이 매우 밝아졌다는 뜻이 있다.

지난 8월이후 거래량의 17%가 밀집한 880∼890선이 뚫림으로써 시장 참여자들에게 내년 초 900선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심어줬다.

증시가 연말 랠리로 마감될 수 있었던 것은 미국 등 해외 증시가 고점을 높여가면서 분위기를 띄웠고 국내 기관이 적립식 펀드로의 시중 자금 유입 등을 바탕으로 '실탄'이 풍부해졌기 때문이다.

기관은 이달에 무려 1조3천억원 넘게 순매수하면서 외국인과 개인투자자의 매물을 모두 소화했다.

◆ 내년 느낌이 좋다

외국인들이 최근 3일 연속 순매수하고, 기관이 5일째 매수 우위를 보인 것은 내년 증시를 밝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률 하락 등 국내의 거시 경제 여건은 좋지않지만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가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국내에서는 초저금리로 시중 부동자금이 흐를 곳이 증시 밖에 없는데다 대표 기업들의 실적이 탄탄해지면서 증시가 뜰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삼성증권과 교보증권 등 일부 증권사를 제외한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내년 종합주가지수 고점을 1,100∼1,200선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우증권 김성주 애널리스트는 "저금리 정착에 따른 시중자금의 유입과 기업들의 주주중시 경영풍토 확산이 증시를 재평가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한국 증시가 과거에 밟아보지 못한 1,200포인트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 외국인 매수가 관건

하지만 내년 초 증시의 복명은 1조3천억원 수준으로 불어난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고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일단 강력한 저항선인 890선 돌파에 성공했지만 안착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배당을 노리고 들어온 기관의 매수차익 잔고가 내년 초에 매물화할 가능성이 있어 시장 방향성을 긍정 일변도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더 중요한 것은 외국인의 동향이다. 올해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인 것은 외국인이 10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시장을 떠받쳤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증시 역시 외국인이 받쳐주지 않으면 추가 상승이 쉽지않을 것이다.

삼성증권 이강혁 투자정보팀장은 "미국 등 해외 증시가 강한 흐름을 보이면서 국내 증시가 동조하는 모습이지만 결국은 내년에도 외국인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흐름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상황 악화에 따라 나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실적도 증시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일 내년 1월 중순 이후가 되면 올해 4.4분기와 내년 1.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기 때문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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