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 이런저런 새해 다짐들을 할 때다. 지난 해 연초의 결심들이 결국 용두사미로 끝난 것을 후회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술'담배를 끊어야지', '올해 목표는 최소 5kg 체중 감량', '머리 굳기 전에 외국어 한가지쯤은 더 배울 것', '이웃과 함께 하는 시간들을 많이 가져야지''''.
○...새해 벽두부터 금연 바람이 드세다. 애연가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만든 파격적인(?) 담뱃값 인상 때문인지 '담배와의 한 판 전쟁'을 선언한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당장, 반드시,기필코, 꼭, 무슨 일이 있어도, 담배를 끊으리라'. 구름과자 전문가들인 체인 스모커들 중에도 '담배를 절반으로'라며 결심하는 모습들을 보게 된다.
○...한데, 단단한 결심과는 달리 이맘때면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단어 또한 '작심삼일(作心三日)'이다. 맹자(孟子) '호변장(好辯章)'에서 유래됐다는 작심삼일은 '사흘을 두고 신중하게 마음을 먹었다'는 뜻과 '단단히 결심했지만 사흘 밖에 못간다'는 두 의미를 담고 있는데 부정적으로 사용될 때가 더 많다. 자신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 어려움은 동서양이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영국 보험회사 노르위치 유니언사의 조사에 따르면 2003년 약 700만 명의 영국인이 새해 다짐으로 체중감량을 위해 헬스클럽에 등록했지만 4명 중 1명은 1주내, 절반은 1월 안에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일까.미국과 뉴질랜드 등에서는 새해 다짐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게 돕는 신종 직업이 성업중이라 한다. 미국에서 지난 2000년에 등장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생활코치(lifestyle coaching)'. 체중감량, 재정관리,인간관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운동 코치처럼 용기를 불어넣기도 하고 꼬드기기도 하고 때론 잔소리도 하면서 새해다짐을 이루게 도와준다고 한다.
○...새해 다짐이 며칠 못가 흐트러지고 결국 연기마냥 사라지는 것에 허탈해할(?) 작심삼일파들이 올해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일본의 작가 겸 배우,연출가인 나카타니 아키히로는 저서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에서 작심삼일로 자신을 너무 책망말라고 조언한다.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하고 깨달은 것만 해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40대,50대,60대…가 되어서도 여전히 작심삼일로만 끝난다면 글쎄?
전경옥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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