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나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방학 프로그램으로 체험학습이 꼽힌다. 그러나 여러 기관에서 운영하는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꼼꼼히 살펴보면 실제 '체험'과 '학습'은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게 보통이다. 둘러보기식 여행이나 현지의 간단한 프로그램 참가 정도인 경우가 많은 것. 가족끼리 체험학습을 다녀오려 해도 무작정 장소만 결정하고 떠나서는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이럴 땐 체험학습 신문을 만든다는 생각을 갖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사전 준비에서부터 현지 활동, 다녀온 뒤 신문 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방학 과제로 흔히 체험학습 보고서를 요구하는 학교가 많은데 신문으로 만들어 내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가족 단위 체험학습을 떠날 경우 어떻게 신문을 만들지 알아보자.
▲신문 제작 계획하기
체험학습지를 결정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어디로 가느냐가 아니라 어떤 활동을 하고 어떤 결과물을 얻을지가 관건이기 때문.
장소를 정했다면 만들 신문의 형태를 계획해야 한다.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체험학습 장소의 특성과 둘러볼 만한 곳, 관련된 정보나 이야기 등을 찾아보면 내용의 상당 부분을 사전에 정할 수 있다.
가령 메인 기사를 어떤 것으로 할지, 관련된 정보나 상식 코너에는 무엇을 담을지, 누구를 인터뷰하고 어떤 자료를 구할지, 그림이나 사진은 어떤 걸 담을지 등은 충분히 계획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가족끼리 역할을 분담해도 좋다. 전체적인 취재와 기사 작성은 자녀가 하고, 사진은 아버지가 찍고, 현지 자료는 엄마가 챙기는 등의 방법을 통해 가족의 화합도 도모할 수 있다.
▲체험학습지 활동
현지에 가면 신문 만들기에 필요한 사진 찍기, 카탈로그 등의 자료 수집하기, 현장 스케치나 인터뷰하기 등의 활동을 모두 해야 하지만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하나씩 해결해가는 것이 좋다.
사진은 현지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담거나 필요한 부분을 클로즈업하되 가급적 자녀가 함께 들어간 장면을 찍는 것이 좋다. 현지 체험을 직접 하는 모습은 물론 신문에 소개할 유물이나 체험 장소 등을 가리키며 설명하는 모습을 찍어두면 생생한 신문을 만들 수 있다. 체험에 대한 소감은 그때그때 메모해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터뷰는 체험학습 장소나 내용에 대해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서 해야 한다. 질문할 내용은 사전에 만들어가되 현지에서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더하거나 뺀다. 실무자나 관리인 등을 인터뷰하는 게 보통이지만 외국인 관광객이나 장애인, 노인 등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통해 현지의 특징이나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도 훌륭한 기사가 된다.
▲신문 만들기
체험학습을 다녀온 뒤 직접 신문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고 손이 많이 간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부모가 일방적으로 나서서는 안 된다. 부모의 역할은 전체적인 편집이나 기사 내용 등을 보면서 도움말을 해 주는 정도가 적절하다.
가장 먼저 제목을 정한다. 가족신문이나 학급신문 등 연속성이 있는 신문을 제작할 때는 '○○네 소식', '□□ 가족신문' 등과 같이 고정된 제호를 써야 하지만 일회성 체험학습 신문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체험학습지의 특징, 대표적인 문화재 등을 담은 제목을 정하거나 간단하게 '△△△를 다녀와서' 등으로 만들어도 된다.
신문을 만든 날짜, 만든 사람 등은 제호 옆에 표시한다. 발행인 아버지, 편집장 어머니, 기자 자녀 등으로 역할을 나눠 신문에 표시하는 것도 좋다.
다음으로 어떤 기사를 어느 정도 크기로 어느 위치에 배치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신문 제작에서는 레이아웃이라고 부른다. 보통 A3 종이에 신문을 제작하지만 레이아웃은 연습장에 밑그림을 그리면서 짜임새를 갖도록 한다.
기사를 쓸 때는 육하원칙에 맞춰야 하지만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힘들 수 있으므로 일기 형태로 적는 것도 무방하다. 컴퓨터에 입력한 뒤 출력한 종이를 오려붙이면 깔끔하게 만들 수 있지만, 여러 가지 필기구를 준비해 다양한 색깔과 굵기로 직접 써가는 것도 나름의 효과를 줄 수 있다. 출력한 사진이나 관련 자료는 기사와 적절하게 배치한다. 복잡하거나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면 손으로 다시 그리는 것이 낫다.
신문이 완성된 뒤에는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평가회를 갖는다. 잘 된 부분, 미흡한 부분에 대해 함께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체험학습은 물론 신문 제작의 의미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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