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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오이밭에서 신발끈 고쳐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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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란은 연거푸 실패한 노무현 대통령의 교육부총리 인사에서 두 가지를 읽는다. 그것이 선의(善意)의 제안이었다손 치더라도 역시 대통령의 처신의 중요성'정당성은 목적보다 '과정'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 하나. 민주당 김효석 의원의 '교육부총리 거절'에서, 이 땅에 대통령의 장관직 제안을 "노(No)!"할 수 있는 '천연기념물의 발견'이 그 둘이다.

노 대통령은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오이밭에서 신발끈을 고쳐매지 말라는 공직자의 기본 철칙을 잊지 말았어야 했다. 대통령은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 대통령은 대통합 정치를 해달라는 한화갑 민주당 대표의 주문에 호응한 것이고, 또 경제통인 김 의원을 천거한 이유로 교육의 산업적 측면을 중요시했다고 밝혔지만 납득 곤란이다. 우선 전당대회를 코앞에 둔 민주당이 김 의원 교육부총리 천거를 대통령의 포용 정책으로 받아들일지 '불난 집에 부채질'로 받아들일지는 정치 초년병이면 알 일이다.

더구나 산업적 측면을 중시했다면 처음부터 김효석이어야지 왜 ①이기준 ②김효석 인가? 그리고 하필 왜 포용의 첫 대상이 합당론으로 속 시끄러운 민주당인가? 우리 정치 풍토에서 연립정권도 아닌데 사전 양해도 없이 '야당 장관'을 쓴다는 게 대통령의 순수한 충정만으로 되는 일이 아닐 터이다.

'교육부총리' 자리가 참 우습게 됐다. 선의의 대통령도 우습게 됐다. 노 대통령은 정치적 고려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그리고 그 '고려'의 상한선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우호 회복 차원'일 뿐이라고 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9월에도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에 보내자'고 훈수를 뒀다. 그리고 지금은 합당에 관여 않겠다"고 한다. '타이밍'을 노린 것인지 타이밍을 놓친 것인지 알쏭달쏭한 대통령의 선의(善意)는 오해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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