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앞두고 채소와 과일 도매가가 지난달에 비해 최고 80% 이상 급등해 조만간 소매가 폭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한다. 최근 되살아날 기미가 보이고 있는 내수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상황이다. 정부가 설 성수품 공급을 확대하고 물가 감시에 나서는 등 농수축산물 값 안정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마당에 설 물가가 치솟는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정부 대책이 의례적이기 때문은 아닌가.
대구경영자총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대구권 업체들은 올해 설 휴무 일수를 지난해보다 줄였다. 설 상여금 미지급 업체도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불경기의 여파로 그만큼 근로자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설 성수품 값이 오르면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고, 설 특수를 기대하던 내수 시장도 얼어붙게 된다.
최근 서울 지역 백화점 매출이 증가하는 등 미약하나마 내수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방 경제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대구 지역 백화점의 매출은 오히려 줄었고 중견 건설업체의 부도로 지역 건설 경기 회복도 당분간 난망이다. 따라서 설 연휴가 끼인 '2월 경제'가 올해 내수 회복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정부는 내수 활성화와 함께 생산과 수출 등 설 연휴 종합경제대책을 내놓았다. 이 가운데 특히 중요한 것은 내수다. 설 특수마저 사라진다면 올해 내수 회복은 기대난이다. 이에 정부는 설 연휴 동안 해외여행으로 국내 소비가 위축되지 않도록 '내 나라 먼저 보기'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설 성수품 공급을 최대 6배까지 확대해 물가 상승을 억제키로 했다. 그런데도 설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은 정부 대책에 무언가 나사가 풀렸기 때문이다. 내수가 살아날 수 있도록 물가의 고삐를 죄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투자도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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