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치매 어머니 태워준 기사 감사해

85세 된 나의 어머니는 치매병이 악화하여 이제는 정신과 병원에서 처방하는 약으로도 치료가 안 될 정도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대문을 잠가 외출을 막으려고 하는데 지난달 13일 어떻게 대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가버리는 일이 생겼다.

어머니는 도로를 무단횡단하면서 방황하기 시작, 서대구IC 입구까지 올라갔던 모양이다.그런데 그때 마침 동진택시소속 차량번호 7588번 운전기사분이 어머니를 발견하고 승객을 태워 차량을 운행 중인데도 불구하고 어머니를 태워 성서 용산동을 거쳐 집까지 데려다 주었다.

운전기사분은 집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세 번씩이나 전화를 했으며 내가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택시요금을 주려고 했으나 한사코 받기를 거절했다. 불경기로 인해 택시업계도 어렵다고 하는데 회사에 입금할 금액을 맞추기 위해 정신없이 돌아다녀도 시간이 모자랄 판국에 길을 잃고 방황하는 나이 많은 할머니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자신의 택시에 태워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려보낸다는 것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모두 세상살이가 각박하다고는 하지만 이런 분들이 있기에 결코 힘들지 않고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다시 한 번 머리숙여 동진택시 차량번호 7588번 운전기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김신애(대구시 평리3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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