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다시 되돌릴 수 있다면…."
지난 6일 밤 자신의 집에서 아내와 아들을 살해하고 딸마저 죽이려 했던 최범우(가명·39·본지 7일자 31면)씨가 뒤늦게 정신을 차린 후 절망감에 몸부림쳤다.
최씨는 사건 다음날 유치장에 웅크리고 앉아있다가 형사에게 물었다.
"우리 아이들은 살아있느냐?"
그는 7일 자신을 만나러 온 큰 형에게 "딸은 아직 살아있으며 의식이 회복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자신이 저지른 '짐승보다 못한 짓'에 몸서리치는 듯했다.
최씨는 실직과 아내의 이혼요구 등으로 적잖은 고통을 받아왔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얘기다.
그는 울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그만두고 고령에서 식당, 비디오가게 등을 했으나 그것마저 실패했다.
부인은 미장원을 했지만 큰 벌이를 하지 못했고, 그는 몇 년째 실직 상태로 지내다 지난해 말 한 회사에 취직했으나 '능력이 없다'며 4개월 만에 쫓겨나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술로 모든 걸 잊으려 했던 그는 참극이 벌어진 날에도 소주 5병을 마신 채 아내와 말다툼을 벌이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질렀다.
그가 술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렸을 때는 모든 것이 끝나 있었다.
평생 경찰서 한번 들락거린 적이 없던 최씨는 자신의 가정을 파괴한 '살인마'가 됐다.
최씨와 숨진 아내의 양쪽 가족은 더 이상 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살아있는 딸을 걱정하자'며 숨진 이들의 부검이 끝난 뒤 화장하기로 했다.
가족들을 만나고 온 달서경찰서 김제진(51)강력3팀장은 "최씨는 자신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는 듯했다"며 "평생을 악몽 속에 시달릴 아홉살 난 딸이 앞으로 어떻게 세상을 살아갈 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그는 최씨 가족의 비극이 우리 사회 모두의 아픔일 수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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