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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휴대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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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이동전화는 1984년 차량전화가 일반에 보급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완전한 개인 휴대 이동전화는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 서울지역에 기지국을 세워 8천여 회선을 개통한 것이 시작이다. 개인 휴대 이동전화는 편리한 문명의 이기이자 정보기술(IT)의 개가라 할 만했다. 어느새 필수품이 됐고 알게 모르게 개인의 일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초기 휴대전화 가격이 250만 원 이상 가는 비싼 물건으로 자연히 부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허리춤에 차거나 손에 들고 다니는 사람은 절로 으쓱해질만도 했다. 크기는 최고 인기였던 모토로라 제품이 771g, 삼성전자 애니콜도 700g이나 돼 벽돌이라 불려졌다. 덩치 크고 고가였지만 당시 경제 활황과 맞물려 보급은 급속히 확대됐다. 20년도 채 안된 현재 우리나라 휴대전화 가입자는 3천800만 명을 넘었다.

○…보급의 급증과 더불어 휴대전화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벽돌 크기에서 50g짜리 초소형 손목시계형까지 크기는 작아지고 모양은 폴더 듀얼폴드 슬림형 회전형 등 각양 각색으로 만들어진다. 겉모양보다 더 발전한 것이 기능이다. 1996년 CDMA 서비스 이후 세계를 주름잡는 한국의 휴대전화 기술이 앞장서서 휴대전화를 만능의 기계로 만들고 있다.

○…단순한 음성통화'문자메시지 서비스에서, 무선 인터넷 접속으로 게임, 위치추적, 요금결제, 신용카드 이용, 전자상거래도 할 수 있고 자신의 컴퓨터를 제어하면서 팩스, 파일 보내기, 동영상과 영화감상도 한다. MP3, 디카 기능을 첨가하면서 MP3와 카메라의 독립적 생존을 위협하고 있고, 머잖아 DMB서비스로 이동TV시대도 열린다. 이처럼 휴대전화는 단순한 통화 기능을 넘어선지 오래다.

○…그러나 무한정 늘어나는 휴대전화 기능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지난달 내한했던 정보기술의 전도사로 불리는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미국 MIT대 미디어연구소장은 "두꺼운 제품사용설명서를 언제 다 보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부가 서비스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리려는 이동통신사의 요구에 맞춰 휴대전화의 기능이 너무 복잡해지고 있다면서, 꼭 필요한 것만 다운로드해 쓸 수 있도록 휴대전화의 기능을 단순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재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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