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행 100배 즐기기-영어 못하면 어때? 부딪히면 통해요

배낭여행 상담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데 여행을 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두 사람이 유럽의 어느 나라를 여행 중이라고 생각해보자. 오늘 잘 곳을 찾다 거리에서 'Hotel'이라는 간판이 보여 들어갔다. 리셉션에 한 청년이 보인다. 어떻게 하면 되는가? 영어를 못하는 사람은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Room, Please"라고 한마디만 하면 된다. "Yes"라고 하면 "Show me"라고 간단히 말하면 되고 "No"라고 대답하면 그냥 "Bye"라고 하고선 그곳을 나와 다른 곳으로 가면 그만이다.

오히려 영어를 잘한다고 해서 "나는 한국에서 온 배낭여행자입니다. 여행을 하다보니 이 도시에서 자고 싶어서 지금 내가 머무를 곳을 찾고 있습니다. 여기서 찾을수 있을까요?". 이런 말을 영어로 했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리셉션에 있는 청년이 영어를 잘 알아듣지 못한다면 오히려 방을 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언어는 상대적인 것이다. 유럽이 영어만 쓰는 지역도 아니고 모든 사람들이 영어에 능통한 것도 아니다. 실제로 여행할 때 사용하는 영어의 80% 이상은 중학교 수준의 단어이다. 대학교 수준 이상의 단어는 5%도 되지 않는데다 그것도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여행 영어는 문장보다는 주된 단어를 이야기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앞에서 든 예를 보 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기보다는 내가 필요한 것만 이야기하면 내가 원하는 바를 상대방은 확실하게 알아듣게 된다.

차라리 각 나라 말로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실례합니다" 등의 말들을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여행하는데 훨씬 도움이 된다. 웃는 얼굴로 영어가 아닌 자기나라말로 이런 말을 하게 되면 듣는 사람들도 호감을 갖고 상대해준다.

여행 중에 다른 나라 여행자들을 만나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 하더라도 그리 겁낼 것은 없다. 영어를 잘하면 잘하는대로, 못하면 못하는대로 그 시간 자체가 즐겁고 알찬 추억이 되는 것이다. 영어를 잘 한다는 것은 분명 커다란 복이다. 하지만 여행의 필수조건은 아니다. 겁난다고 물러설 것이 아니라 다가가는 마음가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영석 고나우여행사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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