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타깝다" 대도 체포…전직경찰 탄식

"도벽이 굳어져서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신앙과 우정의 힘으로 '대도(大盜)' 조세형씨를 범죄의 수렁에서 건져 내려고평생 애써 온 전직 경찰관 최중락(77.전 경찰청 강력과장)씨는 조씨가 절도 혐의로또 다시 체포됐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탄식했다.

최씨가 조씨와 인연을 맺은 것은 서울시경 강력계에서 경사로 근무하던 시절 당시 절도 초범으로 체포된 16세의 조씨를 신문하면서부터였다. 당시 최씨는 수십곳의 보육원을 전전하며 고아로 자란 조씨에게 '잘못을 다시는되풀이하지 말라'고 타이르고 소년원으로 보냈으나 조씨는 결국 그 후에도 19차례나더 드나들며 전문 절도범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최씨는 회고했다.

감옥을 들락날락하다가 급기야 탈옥까지 해 15년간의 옥살이를 한 조씨의 인생은 엄상익 변호사의 무료변론과 재심청구를 통해 1998년 11월 보호감호에서 풀려나면서 새 길을 찾는 것처럼 보였다.

기독교 신앙으로 거듭났음을 선언한 조씨는 국내외에서 신앙간증 강연자로 초청받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최씨의 소개로 1999년 경비보안업체 에스원의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는 한편 연하의 여성 사업가를 아내로 맞고 아들까지 두는 등 새 삶에 잘적응해 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조씨는 2001년 11월 일본으로 건너가 절도행각을 벌이면서 다시 어둠의길로 빠졌다. 조씨는 현지에서 체포돼 3년6개월형을 선고받았다가 감형으로 석방돼 작년 3월말 귀국했으며 이후로는 대외 활동을 자제하며 조용히 지내 오다 이번에 다시 경찰에 현행범으로 붙들렸다. 최씨는 "보호감호에서 풀려난 이후 교회 일, 회사 일로 조씨를 계속 만나 왔는데 이렇게 되고 보니 참 안타깝다"며 "아무리 해도 사람 힘으로 되지 않는 일이 있나 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사진 : 지난 24일 단독주택에 몰래 들어가 금품을 훔친 '대도(大盜)' 조세형씨가 조사를 받기 위해 25일 오후 서울 용상경찰서에서 경찰손에 이끌려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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