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의 정신력이 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06독일월드컵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에서 패배하고 27일 귀국한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패인을 선수들에게만 돌려 취재진은 물론 인터뷰를 지켜보던 축구팬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본프레레 감독은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부분에서 우리 선수들이 뒤졌던 게 패인이다"고 강조했다.
전술문제에 대한 질문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분석과 대비는 충분했다"며 "선수들의 정신적인 준비부족이 아쉽다"고 대답해 패인을 선수들에게만 돌리는 듯한 뉘앙스를 던져줬다.
대표팀의 최고참인 유상철은 "준비를 철저히 한다고는 했지만 그라운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이 보여준 거친 몸싸움 등 이기고자하는 정신력을 봤다"며 "장기간 더운 나라에서 훈련하다보니 피로가 쌓이고 집중력도 떨어진 것 같다"고 감독을 두둔했지만 이를 지켜보는 취재진들의 심정과는 동떨어지기만 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지켜본 축구팬들의 여론은 본프레레 감독의 분석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축구팬들은 인터넷을 통해 감독의 전술부재에 대한 문제를 강하게 어필하고 나선 것.
특히 선발로 나선 선수들의 경기력 문제 뿐아니라 선수들의 포지션 문제까지 본프레레 감독의 전반적인 전술부재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축구전문가들 역시 "경기당일 베스트 11의 선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제대로 체크했는 지 의심스럽다"고 걱정했을 정도다.
경기에서 진 패장은 선수들을 가장 먼저 다독이고 보호해야하는 게 첫 번째 임무라는 것은 반문의 여지조차 없는 것.
이런 측면에서 이날 본프레레 감독의 패인분석은 분명 석연치 않은 것임에 틀림없다.
지난 9일 K리그 개막전에서 대구 FC에 0-1로 패한 이장수 FC서울 신임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제가 선수기용을 잘못해 졌습니다. 팬들에게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고 사죄해 취재진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시작부터 사죄로 시작해 사죄로 끝난 감독의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이 힘을 얻고 분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분석이다.
'선수탓'으로 시작해 '선수탓'으로 끝난 본프레레 감독의 인터뷰와 너무도 대조되는 대목이다.(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법원장회의 "법치주의 실현 위해 사법독립 반드시 보장돼야"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 폐지안 본회의 부결… 의회 앞에서 찬반 집회도
李대통령 "한국서 가장 힘센 사람 됐다" 이 말에 환호나온 이유
李대통령 지지율 50%대로 하락…美 구금 여파?
김진태 발언 통제한 李대통령…국힘 "내편 얘기만 듣는 오만·독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