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위원석-여유롭고 정리된 1면 편집을

오늘날 신문은 읽는 신문에서 보는 신문으로 변모를 거듭하고 있다. 보는 신문에서는 독자들의 눈을 끄는 요소가 신문의 중심요소가 된다. 때문에 신문지면에서 사진과 그래픽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또 독자들의 눈과 관심을 동시에 끌어 들일 수 있는 기사제목의 모양과 크기가 보다 중요해진다.

매일신문도 이런 현대 신문의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신문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1면에는 어김없이 사진이 등장하고 필요에 따라 그래픽 혹은 그림이 곁들인 뉴스가 실려 있다. 또 제목의 크기나 모양도 다양한 형태로 독자들의 눈과 관심을 끈다. 독자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려는 보는 신문으로서의 전환이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노력이 지나쳐 신문의 얼굴모습이 산만하게 보일 때가 있다. 컬러사진기사가 대체로 1개 혹은 2개 그리고 '매일희평'이 네모형태의 만화로 고정적으로 1면을 구성하고 있다. 여기에다 기사의 속사정에 따라서 또 네모형태의 기사가 배치된다. 이러다 보니 신문의 얼굴인 1면이 온통 네모형태의 기사로만 구성되어 있다. 때문에 신문의 1면이 빡빡하게 여유가 없어 오히려 답답하게 보일 때가 있다.

기사의 제목에도 화장이 짙어 보인다. 인용표시 따옴표(" ")가 제목에 별 의미 없이 자주 등장한다. 강조형태의 인용표시(' ')도 많다. 이런 인용표시의 과용은 신문의 얼굴을 매끄럽게 하는데 오히려 방해요소로 작용한다. 제목의 표현에서 '…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독자들에게는 너무 강하게 느껴지는 요소가 된다.

또 제목에 쓰이는 한자도 고려해야 한다. 어떤 경우에는 제목에 한자가 가끔 등장하다가 또 어떤 날에는 제목에 한자가 쓰이지 않는다. 한자 사용에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

신문의 얼굴인 1면은 가급적 여유롭게 단순하게 보이는 것이 좋다. 그날그날의 뉴스 경중에 따라 많은 수의 뉴스가 1면에 어쩔 수 없이 게재되어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꼭 1면에 실어야할 기사만을 보다 엄선해서 뉴스의 가지 수를 줄여 여유로운 편집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네모형태의 기사(박스기사) 수를 되도록 줄여 신문의 얼굴을 여유롭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제목에도 가급적 인용표시나 강조표시를 적게 쓰고 사실 중심의 제목을 쉬운 용어로 써주면 좋겠다. 제목에서 쓰는 한자(漢字)도 독자를 고려해 꼭 필요한 경우에는 써야 하겠지만 제목에서 한자의 혼용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하다. 한자에 익숙하지 않는 독자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여서이기도 하지만 보는 신문의 중요요소 가운데 쉬운 용어와 표현이 필수요소이기 때문이다.

신문의 얼굴인 1면이 여유롭고 정리되어 보일 때 독자들은 신문에 호감을 갖는다. 또 얼굴의 모습이 깔끔하게 보일 때 그 신문에 다가가게 된다. 매일신문의 얼굴이 보다 여유롭고 깔끔하게 다듬어져 많은 독자들로부터 지금보다 더욱 사랑받는 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정 걸 진 본사 독자위원장·경북대 신방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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