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조어로 역대 검찰총장 평가

한나라당 주성영(朱盛英) 의원은 30일 김종빈(金鍾彬)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사자조어 형식을 빌려 역대 검찰총장들을 평가해 눈길을 끌었다

주 의원은 김 후보자가 자신의 성품을 '외유내강(外柔內剛)'이라고 자평하자 "국민의 정부 시절 김태정, 신승남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 신뢰를 잃고 여론의 혹독한 비판을 받으면서 특검제와 공수처 이야기가 나오게 됐다"고 말문을 튼 뒤 "주변 이야기를 들어 (역대 총장을) 품평하겠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 시절 임명돼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 취임 이후까지 재직한 김태정(金泰政) 전 총장에 대해서는 "외공내사(外公內私) 형으로 안과 밖에 공사구별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박순용(朴舜用) 전 총장은 겉모습은 호랑이지만 속은 골병이 들었다는 '외호내상(外虎內傷)'으로, 신승남(愼承男) 전 총장은 겉에는 향수를 뿌려도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는 '외향내부(外香內腐)'로 평가했다.

그는 또 이명재(李明載) 전 총장에 대해서는 바위에 부처를 새기다 끝내 좌절했다는 뜻의 '외석내불(外石內佛)'로, 김각영(金珏泳) 전 총장은 모양은 갖추되 속을 채울 틈이 없었다는 '외형내공(外形內空)'으로 묘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송광수(宋光洙) 총장에 대해서는 '철문을 둘러치고 금강송을 심다'는 뜻의 '외금내강(外金內剛)'이라고 높이 평가한 뒤 "김 후보자는 진정한 외유내강형이냐"고 물었다.

그는 "검찰총장이라는 자리는 권력으로부터 외압과 외풍을 차단하고 검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내야 하는 자리"라며 "후보자의 성품과 전력에 비춰볼 때 국민의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더욱 뚜렷하게 용기와 소신을 보이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