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범지대가 공원으로 '탈바꿈'

농산물 직거래장으로 유명했던 서구 비산동 '고향장터'가 '동아리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장터가 열리지 않는 동안 청소년들이 심야시간대 빈 콘테이너를 무대로 삼는 등 우범지대로 전락했지만 이번에 공원으로 새롭게 꾸미면서 주민 휴식처로 사랑받고 있다.

서구청은 지난해 7월부터 예산 3억7천만 원을 들여 게이트볼장, 어린이놀이터, 산책로, 건강돌길, 육각정자 등을 설치했고, 소나무 6천여 그루를 심어 테마공원으로 리모델링했다.

주민 김모(47)씨는 "특산물 판매소로 유명했던 이곳이 점차 상권을 잃으면서 창고로 쓰였고, 하나 둘 씩 쌓인 쓰레기 때문에 악취도 심했다"며 "넓고 깨끗한 공원으로 탈바꿈한 뒤 많은 이웃들이 낮· 밤 가리지 않고 나와 휴식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엄보미(11·인지초교 4년)양은 "예전엔 무서운 언니, 오빠들이 와서 놀고 있는 우리들을 쫓아내곤 했는데 지금은 가로등도 설치돼 밤에도 마음 놓고 친구들과 논다"고 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1천300평 부지에 화장실과 쓰레기통이 아예 없어 '반쪽'휴식공간에 머물러 있는 지적이 바로 그것이다. 주말이 되면 주민들이 내다버린 쓰레기나 떨어져 있는 휴지, 과자봉지 등으로 엉망이 되기 일쑤다.

또 어르신들이 모이는 벤치 아래에는 재떨이도 없어 모두 한 손에 종이컵을 들고 있었다.

주민 최모(49)씨는 "주말에 인근 주민들이 온 가족을 데리고 나오는데 쓰레기 버릴 곳도 마땅찮고, 화장실도 없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며 "많은 예산을 들였으면 주민이 불편하지 않도록 만들어줬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구청 관계자는 "쓰레기통을 설치하면 집안 쓰레기를 가져와 버리는 일이 일어나고, 화장실은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주민들이 함부로 쓰기 때문에 벌써 체육시설 하나가 파손된 만큼 자기 것으로 생각하며 아껴주면 좋겠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ss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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