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어머니가 우리 집을 영영 떠나신다고 생각하니 탈상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돌아가신 뒤에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르는데…."
올해 74세의 김연철 전 대구 교육감은 3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를 내일에야 완전히 떠나 보낸다. 그동안 구미시 무을면 송삼동 자택에 어머니 빈소를 차려두고 하루도 빠짐없이 아침저녁 상을 올리고, 음력 초하루와 보름마다 상복을 입고 곡하며 모셨지만 11일엔 3년상을 끝내야 하는 것.
2002년 음력 4월4일. 당시 99세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김 전 교육감은 문상객들이 안쓰러워할 정도로 슬퍼했다. 70세까지 공직생활을 하느라 고향 집을 지키던 어머니를 가까이서 모시지 못하다가 퇴직한 뒤 2년도 채 못 모신 자책감을 괴로와했다.
"집이 지척이라며 주위에서 하도 말려서 산소 옆에 움막도 못 짓고, 그 송구함에 5년상이라도 해야겠다 싶은데 또 말리니 어머니를 떠나보내는 마음이 너무 무겁습니다. 그동안 찾아주신 분도 많았지만 낯 들기가 부끄러워 기별도 못 했습니다."
요즘 보기 드문 3년상이지만 그는 대수로운 일이 아니라고 했다. "예전엔 농업사회라 한 집에 모여 사니 가능했지만 고향을 떠나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 오늘날엔 마음으로(3년상) 하는 거죠. 우리야 직장이 없으니 할 수 있는 일이고." 동생 연상(69·중학교 교장 퇴임)씨와 부인(70)이 자리를 함께 지켜준 덕분에 대구 나들이도 이따금 했다고 덧붙였다.
공자는 '자식이 태어나서 3년이 지난 후에야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는 것이니 3년상은 천하에 공통된 일'이라고 했지만 그의 효행관은 오늘에 맞춰져 있었다. "몇 년 상을 하느냐보다 자신이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부모와 나라에 잘 하는 것입니다. 저도 2남3녀가 있지만 3년상 할 생각 말고 직장 일 열심히 하라고 합니다. 돌아가신 뒤에 후회를 줄이려면 살아계실 때 조금이라도 기쁘게 해 드리는 게 중요합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사진 : 김연철 전 대구시 교육감(오른쪽)과 동생 김연상씨가 모친이 돌아가신 뒤 3년간 지킨 빈소에서 탈상을 앞두고 곡을 하고 있다. 정우용기자 sajahoo@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