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벼운 상처 깨끗이 치료하려면

소독약 대신 물로 씻는게 효과적

놀이나 운동을 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그만큼 가벼운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이 생긴다. 가벼운 상처라고 쉽게 여겨서는 안 된다. 관리를 소홀히 하면 자칫 흉터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상처를 깨끗이 치료할 수 있을까.

■상처, 소독 하나마나

반드시 상처를 소독해야 할 필요는 없다. 물론 운동장 등 야외에서 상처를 입을 경우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과산화수소수 등으로 소독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대부분 상처는 소독약으로 소독하는 것보다 흐르는 물이나 생리식염수 등으로 씻는 게 효과적이다. 소독약은 세균을 죽이긴 하지만 피부 재생세포도 함께 죽인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 진물이라는 피부 재생에 필요한 많은 물질이 함유된 삼출액이 나오는데 소독은 자연 치유에 필요한 물질까지 해쳐, 치료를 더디게 한다. 소독을 하지 않으면 상처가 곪는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상처가 곪는 것(화농)은 소독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상처가 나면 항생제 연고를 바르는데, 대부분 한두 번 바르고 그친다. 연고는 자주 발라야 한다. 상처에 세균 침입을 막아주고 습하게 유지해 상처의 회복을 빠르게 해주기 때문이다.

■흉터 방지하는 '습윤치료법'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과산화수소수 등으로 환부를 소독한 뒤 밴드나 거즈를 붙이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법이다. 밴드는 세균 침입을 차단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상처에 생긴 딱지는 그 아래에서 표피세포가 잘 자라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 같은 '건조치료법'은 피부의 자연치유를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흉터의 원인이 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 거즈나 밴드를 여러 번 떼고 붙이는 과정에서 거즈 등에 말라붙은 재생피부가 떨어져나가 2차 상처를 입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요즘엔 딱지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습윤치료법'이 권장되고 있다.

습윤치료법은 1962년 영국 생체공학자 윈터 박사에 의해 처음으로 등장했다. 이 치료법은 수분을 적당히 함유한 상처가 건조한 상태의 상처에 비해 2배 정도 빠르게 회복한다는 임상실험 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특히 상처부위가 젖은 상태로 유지되도록 폐쇄성 드레싱제로 덮어주면 2차 감염을 막아주는 것은 물론 피부 재생세포를 다량 함유한 삼출액(진물) 덕분에 상처가 흉터 없이 아물게 된다. 습윤드레싱제는 병원에서 대형 창상이나 화상 환자들을 치료하는데 사용돼 왔는데 요즘엔 일반 약국에서도 간편하게 붙일 수 있는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몇 년 전까지 습윤드레싱제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기 때문에 가격이 비쌌는데, 지난 2001년 국산제품이 개발돼 대중화되고 있다. 이 드레싱제는 세계 최초로 2㎜ 두께의 얇은 제품으로 병원에서의 화상, 욕창의 치료는 물론 일반인들이 작은 상처를 치료하는 데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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