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담배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담배 이름은 우리의 그 시대 현실을 반영해 왔다. 그만큼 어른들의 기호품으로 손꼽히던 게 담배였다. 해방 뒤 우리 손으로 처음 만든 담배의 이름은 '승리'였다. 해방의 기쁨을 표현한 이름이었다. 1940년대는 '백두산','무궁화' 등 민족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이름이 이어졌다. 49년 발매된 군용 담배에는 진취적 기상을 이어받자며 '화랑'이란 이름이 붙여져 81년까지 32년간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 6'25 전쟁 이후 50년대는 폐허로 변한 나라를 다시 살리는 일이 급선무였다. '건설' 담배가 출시됐다. 실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도 급했다. '파랑새'에 이어 '진달래' '사슴' 등이 나왔다. 이 당시 나온 우리나라 최초의 필터담배인 '아리랑'은 담배 이름으로는 유일하게 두 번 사용되기도 했다. 60년대 군사혁명 이후 국가건설이 화두가 되자 '재건' '새마을'이 사용됐다. '파고다'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이름을 지은 것으로 유명하고 '청자'는 없어 못팔 정도였다.

◇ 성인들의 사랑을 받던 담배는 건강을 해치는 나쁜 기호품으로 전락, 담배갑엔 경고성 문구가 들어갔다. 세계보건기구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매년 350만 명이 담배의 직간접 영향으로 사망하며, 20년 후면 매년 1천만 명이 담배로 인한 질병으로 목숨을 잃게 된다고 경고했다. 현재 1천250만 명의 흡연자가 있는 우리나라도 매년 3만 명 이상이 담배로 인한 질병에 의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면서 추방 운동이 곳곳에서 확산되고 있다.

◇ 보건복지부가 담뱃값을 12일 지난해 500원 인상한 데 이어 오는 7월부터 다시 500원 올리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건강증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담뱃값 인상으로 흡연율을 떨어뜨리겠다는 것이다. 국민 건강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현재 53%인 성인 남성의 흡연율을 2010년까지 선진국 수준인 30% 이하로 낮추겠다고 한다.

◇ 지난해 담뱃값 인상에 앞서 벌어진 국회 찬반 토론에서는 "담배는 경제적'사회적 약자인 서민층이 더 많이 피우며 담뱃값 인상은 결국 서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국가 건강 재정을 확보하려는 것"이라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건강을 생각하는 정부의 고육책인 담뱃값 인상이 흡연자들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를 받게 하지나 않을는지….

서영관 논설위원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경찰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관련 민중기 특검팀의 직무유기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면서 정치권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특검은 2018~2020년 ...
브리핑 데이터를 준비중입니다...
서울 강서구의 한 버스정류장 인근에서 음란행위를 한 8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되었으며,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목격자의 촬영 영상을 근거로 수...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