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의 교육-'명문중학교 진학'수단 변질

'올림픽 수학경기'는 세계적인 수학 전문가가 출제를 맡고, 그 수준 또한 세계 각국의 의무교육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고난이도의 문제가 출제된다. 때문에 올림픽 수학에 도전하는 학생은 수학에 타고난 소질을 갖고 있는 수학 영재들이어야 하며 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낄수 있는 학생들이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사실. 이런 수학 영재들은 전 세계적으로 5%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중국에서는 올림픽 수학 경기가 일종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 '올림픽 수학 과외반'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세계적인 수준의 대회 참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 입시교육으로 변질된 것. 한국의 '수학경시대회'가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일종의 유행처럼 번져 너도나도 참가하는 현상과 유사하다.

'올림픽 수학 과외반'은 초등학생의 수강률이 특히 높다. 확실하진 않지만 대도시의 한 구(丘)에만 200여 개 가량의 '올림픽 수학 과외반'이 개설돼 있을 정도라고 한다. 초등학생이 '올림픽 수학과외반'에 매달리는 이유는 명문중학교 진학을 위해서다. 중국에서 중학교는 무시험'근거리 기준으로 입학하지만 일부 명문중학교에서는 '특기생 선발'이라는 명목으로 별도의 시험을 실시하면서 수학 문제를 출제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올림픽 수학 과외반'이 아이의 능력 여부와는 상관없이 억지로 수학을 하게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 수업 내용을 전혀 알아듣지 못해 수학에 대한 흥미를 더욱 잃어버리는 경우까지 있지만 학부모들은 '남들이 다 하니까 내 자식만 뒤처지게 만들 수 없다'는 생각에 아이들을 '올림픽 수학 과외반'으로 떠밀고 있다. 더구나 올림픽 수학 대회 지도 경험조차 없는 일반 학교 교사들이 너도나도 돈벌이를 위해 방과 후 과외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어서 믿고 맡기기에는 미심쩍은 부분도 많다. 이렇게 열풍이 번지자 북경, 광동, 절강, 강소 등지에서는 최근 올림픽 수학 과외반 운영 금지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유경희(북경 회문고 교사) liujingji@hanmail.net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