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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첫 '학교공원' 송현초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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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에 나무 몇 그루를 심겠다는 한 교장의 소박한(?) 꿈이 대구 최초의 '학교공원'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3월 나무와 풀을 좋아하는 김정호 전 송현초교 교장(현 장산초교 교장)이 황대현 달서구청장을 찾아가 교정에 소나무 몇 그루를 심어달라고 요청했다. 김 교장의 얘기를 들은 황 구청장은 '학교 운동장 일부를 아예 공원으로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내놓았다.

뜻밖의 선물을 받게 된 김 교장은 '혼자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학교로 돌아와 교사,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 관리 문제 등을 들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남부교육청 담당자들을 설득했다. 김 교장은 교육청의 허락을 얻은 후 다시 황 구청장을 찾아가 '학교공원 사업을 시작하자'고 했다.

황 구청장은 운동장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천여 평에 공사비 3억 원을 들여 생태연못, 숲속 교실, 괴석정원 등 주민들과 학생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학교공원화 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김 교장과 황 구청장의 만남은 1년여 만에 결실을 맺었다. 송현초교는 31일 오전 준공식을 갖고 학교공원의 문을 열었다.

이날 학생들은 생태연못 주위에서 잉어, 금붕어 등 물고기들이 노니는 모습과 각종 수초, 연꽃 등이 활짝 핀 모습을 보고 신기해했다.

인근 주민들도 휴식공간이 생겨 대환영이다. 이성환(46·달서구 송현2동)씨는 "학교 담장이 없어지고 곳곳이 개방돼 언제든지 운동도 하고 쉴 수 있게 됐다"며 "삭막한 곳에 공원이 생기니까 너무 좋다"며 박수를 쳤다. 학생들에게는 자연체험학습장이 되고 주민들에게는 휴식공간이 됐다.

그렇지만 학교공원 관리문제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이미 공원 주변에는 술병, 과자봉지 등 쓰레기가 버려져 있고 새 의자가 망가졌다. 정재경 송현초교 교장은 "전 교장과 달서구청장이 멋진 작품을 만들어냈지만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주민들이 깨끗하게 이용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권성훈기자 cdrom@imaeil.com

사진:송현초교 학생들이 30일 오후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한 운동장에서 늪지대의 수초와 연꽃 등을 신기한 표정으로 관찰하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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