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통령의 하루는 판단과 결단의 연속"

청와대 홈피에 뜬 '노 대통령 하루 일과'

청와대가 5일 홈페이지를 통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하루를 소개했다.

노 대통령을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윤태영 제1부속실장은 이날 자신이 쓴 '대통령의 1일 일지'라는 국정일기를 통해 대통령의 일과를 기상부터 취침까지 시간대별로 자세하게 서술했다.

대통령 일상에 대한 청와대의 설명은 열린우리당의 4·30 재보선 참패 이후 청와대를 향해 분출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당·정 갈등을 겨냥한 측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여당이 하루하루 고뇌에 찬 결단의 연속으로 살아가는 대통령을 비판하기 전에 '자신부터 되돌아보라'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오전

윤 실장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자신이 고안한 '요가 스트레칭'이라는 체조로 하루를 시작한다.

체조는 약 50분간 매일 빠짐없이 하는데 "이 운동이야말로 고된 격무와 스트레스로부터 대통령을 지켜주고 있는 방패"라고 윤 실장은 적었다.

체조를 마치면 관저에서 하는 아침식사.

5월 들어 외부손님이 거의 없지만 조찬은 급한 보고를 받거나 주요 인사를 앞두고 장관 후보자를 불러 면접하는 시간으로 활용된다.

아침식사를 마친 노 대통령의 하루 일과는 본관 등청과 함께 본격화된다.

특히 현관에 도착한 뒤 2층 집무실에 오르는 시간에는 대통령이 간밤에 머릿속에 메모해 뒀던 것들에 대한 지시가 내려지면서 보고도 이뤄진다.

노 대통령은 이어 의전비서관의 핵심 일정 보고, 부속실의 비서실 상황 또는 대응이 필요한 주요 언론보도에 대해 보고받은 뒤 첫 일정 시작 10분 전 김우식 비서실장으로부터 '전방위적 보고'를 받고 오전 회의에 들어간다.

오전 회의는 보통 11시30분께 끝나며, 점심식사 전까지의 30분 정도는 '국내언론보도 분석'을 읽는 데 할애된다.

보도분석은 대통령이 거의 유일하게 오프라인에서 처리하는 보고서로 외국순방 중에도 빼놓지 않고 필독한다.

이 보고서를 통해 노 대통령은 국정을 점검하는 한편 창조적 대안이 있으면 이를 수용한다는 것.

윤 실장은 또한 "대통령이 아무리 급해도 한마디만 듣고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며 "작은 일정 하나를 결정함에도 누구의 제안인지, 어떤 정책적 효과가 있는지, 메시지는 무엇인지, 그에 따른 부작용이 없는지를 꼼꼼하게 점검한다"고 말했다.

◇오후

점심 때 행사가 없으면 노 대통령은 대개 본관 집무실에서 월요일은 이해찬 국무총리, 화요일은 정동영 통일 또는 김근태 보건복지 장관 등 '책임장관'들과 오찬을 한다.

총리와는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책임장관들과의 오찬은 '정보공유'의 성격이 짙다고 윤 실장은 소개했다.

다른 날 오찬은 비서실 수석이나 장관들과 갖는 경우가 잦지만 접견자들 대부분, 특히 장관들은 두툼한 보고서를 갖고 올라온다.

오찬이 끝나면 보통 오후 2시에 잡힌 행사 전까지는 휴식 시간이지만 노 대통령은 이 시간에도 온라인보고서를 읽거나 보고를 듣고, 판단과 지시를 내린다.

통상 오후 6시30분에 시작하는 만찬은 외부손님이 있는 경우 2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그렇지만 9시 뉴스는 빼놓지 않고 시청하는 편이다.

잠자리에 드는 시각은 보통 12시경. 그러나 하루의 피로가 덜한 날이면 온라인를 통해 보고서를 열람한다.

윤 실장은 "대통령은 때로는 매서운 질타로, 때로는 넉넉한 포용으로 문제를 진단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선택을 한다"면서 "그것은 개인 노무현이 아니라 깊은 무거운 책임에서 비롯된 대통령의 선택"이라며 참여정부 출범 후 줄곧 거론돼온 '코드정치' 논란에 일침을 가했다.

(연합)사진: 노무현 대통령이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제10회 환경의 날 기념 국가지속가능발전 비전 선언식'에서 행사관계자들과 함께 친환경국가건설 비전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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