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과잉영접' 논란학교 교감 자살

6일 새벽 5시 대전시 동구 인동 H아파트 110동 뒤편 잔디밭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충북 옥천 모 중학교 김모(61) 교감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 송모(57)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씨가 아파트 옥상에 슬리퍼를 가지런히 벗어놓은 점 등에 미뤄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씨는 지난달 24일 학교를 방문한 김천호 충북도교육감 영접을 둘러싼 학내 갈등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학교 한 교사는 지난달 말 전교조 충북지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전국소년체전 준비를 격려하기 위해 김 교육감이 학교를 방문했을 때 화장실에 수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년을 1년 앞둔 김 교감이 연하의 교장에게 호되게 질책 당했다"며 학교 측 '과잉 영접'을 비난했다.

그러나 이 학교 교장은 "실제와 달리 학교 운영 문제로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쳐졌고 사실이 아닌 부분이 과장돼 알려졌다"고 부인했었다.

숨진 김 교감 부인은 "'과잉영접'에 대한 고발 글이 인터넷에 실린 뒤 남편이 배후조종을 한 것으로 오해받아 몹시 괴로워했다"며 "외압에 시달리다 못해 인터넷에 글을 올린 교사 집에 직접 찾아가 밤을 새며 삭제를 요청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교육청과 학교장 등이 학내문제가 외부에 알려진 데 대한 진상을 조사한다며 압박을 가하자 '교육청이 자꾸 목을 조여온다'며 불안해 했다"며 "교육당국과 학교의 권위적 태도가 남편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옥천교육청 관계자와 학교장은 "문제의 글이 실린 뒤 김 교감이 직접 교육청을 찾아와 경위설명을 한 것이 전부일 뿐 교내·외적으로 김 교감에 대해 어떠한 압박이나 강요를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전교조 충북지부는 김 교감 죽음과 이 학교 내부갈등 등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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