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비긴즈'는 배트맨 시리즈의 다섯번째 이야기로 배트맨의 탄생과정을 그렸다.
이미 능력을 갖추고 맹활약하는 배트맨이 아니라 극심한 인간적 고뇌와 방황 끝에 스스로 영웅이 되려고 한 인간 브루스 웨인의 각고의 노력에 초점을 맞췄다.
팀 버튼, 조엘 슈마허에 이어 세번째로 '배트맨' 시리즈의 메가폰을 잡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배트맨 비긴즈'의 무게중심을 현실성에 뒀다.
만화 영웅 캐릭터가 현실과 만났을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첨단 과학.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초능력이 있는 대신 가난한 슈퍼맨, 스파이더맨과 달리 억만장자 배트맨은 막강한 자금력을 통해 과학의 수혜를 받는다.
'아메리칸 싸이코', '머시니스트'의 크리스찬 베일이 배트맨을 맡으면서 배트맨은 그 어느때보다 어두운 빛깔을 띠게 됐다.
베일은 마이클 키튼, 발 킬머, 조지 클루니에 이은 4대 배트맨이다.
베일 특유의 어두운 이미지가 대표적인 오락영화와 접목되면서 배트맨의 '어둠의 자식' 이미지는 보다 두드러지게됐다.
어쩌면 자신 때문일지도 모르는 부모의 죽음에 대한 죄의식을 십수년 간직하며 성장한 청년 웨인의 낯빛이 밝을 리는 만무.
범죄조직을 기웃거리며 방황하던 웨인은 '어둠의 사도들'을 만나며 다시 태어난다.
'어둠의 사도들'의 듀커드(리암 니슨 분)는 웨인의 잠재력을 알아보고 각종 권법과 검술, 내면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집중 가르친다.
웨인은 듀커드의 지도하에 히말라야의 얼음 동굴에서 지옥 훈련을 받는다.
이 장면은 아이슬란드 영토의 10분의 1을 차지하는 바트나조쿨 빙하 위에서 촬영됐다.
시리즈 최초로 고담시의 전경을 묘사한 것도 특징.
탱크와 스포츠카를 섞어 놓은 듯한 배트맨 차가 경찰차와 벌이는 아슬아슬하면서도 투박한 도심 추격전이 볼만하다.
웨인은 과학자 폭스(모건 프리만)의 도움으로 007 뺨치는 첨단 무기들을 사용하며 악의 세력과의 대결에 나선다.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이 등장해서인지, 영화에는 닌자가 등장하는 등 왜색이 묻어난다.
전반적으로 이전 시리즈에 비해 화려해지고 다양해졌다.
그러나 배트맨 특유의 '마이너'적인 개성이 사라지고 보편적인 액션 블록버스터가 탄생한 듯한 느낌이 들어 한편으로 서운하다.
24일 개봉,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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