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조와 함께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당신의 목메임을 손잡아 건네주는

국이고 싶습니다, 늦은 저녁 상머리

지치고 부푼 신경들 세세히 풀어주는

그리하여 추운 밥 혼자 푹푹 먹어도

가슴 치지 않도록 눈 붉히지 않도록

소소히 숨긴 멍울도 시원히 풀고 가도록

맺힌 속 덧난 속을 잘 채는 여인처럼

그렇게 밥 옆에 없는 듯 앉아 있다

당신의 목마른 세상 얼른 안고 넘겠습니다

정수자 '국'

그렇지요. 때로 한 그릇의 국은 세상에 치인 곤비한 마음을 풀어줄 수 있습니다.

어쩌다 목이 멜 때 따끈한 차 한 잔이 적잖은 위무가 될 수 있듯. 그 국을 사랑하는 아내나 어머니가 끓여준 것이라면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가슴 칠 일, 눈 붉힐 일마저도 넉넉히 이겨낼 수 있는 한 그릇의 국. 그 얼큰한 국물이 당신의 목마른 세상을 얼른 안고 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무장 평온한 저녁 시간을 맞으셨으면 합니다.

이정환(시조시인)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의 '환단고기' 언급에 대해 대통령실의 해명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역사적 사실을...
오는 30일부터 경북 내륙과 동해안에 시속 260㎞급 KTX-이음이 본격 운행되며, 중앙선과 동해선이 3시간대 생활권으로 연결되어 지역 이동 편...
국민 MC 유재석이 유튜브 채널 '뜬뜬'에서 자신의 인생관을 언급하며 꾸준한 노력을 강조한 가운데, 최근 방송인 박나래가 불법 의료 시술 의혹에...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