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민 갈증 확 풀어준 '박주영 첫 골'

내년 독일 월드컵 본선 티켓을 확보한 한국 축구팀의 대(對)쿠웨이트전 쾌승은 스포츠만이 국민에게 줄 수 있는 청량제였다. 9일 새벽의 경기는 40℃를 웃도는 열사(熱沙)의 적지(敵地)에다 우즈베키스탄팀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졸전 탓에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했던 국민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준, 그야말로 '각본 없는 드라마' 그 자체였다. 이번 쾌승의 서막은 한창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는 향토 출신 축구 천재 박주영의 첫 골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지역민들에겐 더욱 뿌듯한 자긍심을 심어 주기도 했다.

더욱이 찌들어가는 경제난에다 정치마저 국민을 짜증나게 하는 상황에서 축구팀의 쾌승은 전 국민에게 선사한 '엔돌핀'에 다름 아니었다. 이번 쾌승은 이런 축구 외적인 것 말고도 아시아에서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값진 신기록을 우리가 거머쥔 쾌거였다. 내친김에 지난 한'일 월드컵에서 보여준 '4강 신화'를 또 한번 재현해 주기를 전 국민이 내심 염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수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우리라 생각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 성원과 범정부 차원에서 '모든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부 내에 '특별 지원 기구'를 마련하는 것도 한 방안이 아닐까 싶다. 솔직히 개최국 프리미엄이 주어진 지난 한'일 월드컵과 독일 월드컵은 상황이 판이하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전 유럽인이 축구광이라 할 만큼 축구가 갖는 의미가 폭넓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독일 월드컵은 '대한민국'을 '업그레이드'시키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이는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홍보의 시너지가 그만큼 크다는 걸 의미한다. '선진국 도약'의 발판이 될 수도 있는 독일 월드컵에 우리가 '올인'해야 할 이유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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