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 일병 어떤 병사였나

"공부하다 잡념이 생각나면 두 사람을 생각하라.

너의 어머니와 너를 '비웃는 자'를…" "공부하다 포기하고 싶으면 두 사람을 생각하라. 너의 소중한 친구들과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김모(22) 일병은 지난 5월 11일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졸병' 생활의 애환속에서 감정의 기복이 선명히 드러나는 내용의 이 같은 글을 올렸다.

자신을 '비웃는 자'에 대한 분노의 심정과 함께 '소중한 친구들'과 '사랑하는사람들'을 위해 어려움을 이겨내겠다는 다짐까지, 김 일병이 보인 상반된 속내는 "온순, 착실한 성격"이라는 주위의 평과 함께 "탄창까지 갈아끼면서 난사한 잔혹함" 이나 "범행 후 태연히 근무 서고 시치미를 뗀 치밀함" 등 상황에 따라 정반대로 변할 수도 있는 성격상의 특징도 보여주고 있다.

김 일병은 5월 16일자에는 인생은 괴로움의 연속이란 뜻의 '인생은 苦 苦 苦'를 게재, 일등병 생활의 어려움과 실연 등 고통이 끊이지 않는 삶을 비관하는 모습도 내비쳤다.

홈페이지내 오늘의 기분을 나타내는 난에 '슬픔'이라고 적혀 있는 점도 김 일병의 최근 심정이 예사롭지 않음을 보여준다.

김 일병 가족과 같은 아파트에서 10여년을 함께 살았다는 문모(49)씨는 "어릴 때부터 봐 왔지만 약간 내성적이어서 그렇지 온순하고 얌전한 아이였다"며 "그런 일을 했다니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은 "김 일병 가족은 넉넉한 편은 아니지만 가족간의 관계도 괜찮은 평범한 가정"이라고 말했다.

김 일병은 강원도 삼척 출생으로 초등학교 3학년 때 부천으로 이사와 초·중·고교를 다녔으며 경기도의 Y전문대 1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 12월 휴학계를 내고 입대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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