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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女僧의 경악스런 아동 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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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아이들을 지극 정성으로 키우는 미담의 주인공이 알고 보니 아동 학대에다 인신 매매까지 서슴지 않는 악행의 주인공이었다. '업둥이 키우는 절'로 매스컴에 소개돼 훈훈한 감동을 자아냈던 서울의 수경사. 어린이 13명을 키우는 이타행의 도량으로 알려졌던 이 사찰의 진짜 모습이 종교를 내세워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양두구육(羊頭狗肉)이었다는 사실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25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폭로된 수경사 예비 승려 남모(52)씨의 행각은 '엽기'라는 말 외엔 달리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분유를 먹여야 할 아기에게 일반 우유를 먹였으며, 피부가 데일 정도의 뜨거운 물로 씻기고, 아픈 아이들을 치료도 않고 방치했으며, 시끄럽다는 이유로 우는 아기에게 이불을 씌워 놓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방 안에 가두고…. 게다가 돈을 주고 산부인과에서 아기들을 데려와 입양을 원하는 사람에게 수경사의 주차장 공사 대금 대납 등 대가를 받고 아이들을 넘기는 등 사실상 인신매매를 해 왔다는 점은 할 말을 잃게 한다.

버려지고 소외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며 참사랑을 실천하는 다른 복지 시설들까지 수경사 사건으로 인해 불신의 대상이 될까 우려될 정도이다.

이번 사건은 애당초 철저한 사실 확인 없이 앞다투듯 보도해 결과적으로 오보를 한 언론의 책임이 크다. 대서특필된, 그것도 더할나위 없이 훈훈한 미담으로 소개됐으니 누군들 의심하랴. 다행히 맨 처음 보도했던 SBS를 비롯해 여러 언론사들이 뒤늦게나마 오보를 인정하고 실상을 보도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다. 행정 기관들도 관할 복지 시설에 대한 관리'감독을 보다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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