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권단체, '軍 알몸사진' 무더기 공개

얼차려 장면 다수…인권침해 논란 증폭

군대 내에서 병사의 알몸 사진이 인터넷에 나돌기 시작한 뒤 유사한 사진 수십 장이 한꺼번에 한 시민단체에 의해 공개됐다.

군이나 경찰은 인터넷 등에서 알몸사진이 한두 장씩 드러날 때마다 '장난수준', '자발적 사진'이라고 해명해 왔지만 알몸사진이 이처럼 대량 공개됨에 따라 군경의 해명과 달리 병영 내에 '알몸 가혹행위'가 만연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인 인권실천시민연대는 29일 군인들의 전신 나체사진과 하반신 나체사진, 속옷만 착용한 사진 등 각종 누드 장면이 찍힌 알몸사진 88장을 공개했다.

이들 사진 중 가장 많은 것은 장병들이 알몸으로 얼차려를 받고 있는 장면으로 연병장 가득 열을 지어 소위 '쪼그려 뛰기'를 하고 있는 모습부터 내무반에서 대여섯 명이 얼차려를 받고 있는 모습까지 다양했다.

특히 흰 눈이 소복이 쌓인 엄동설한에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 얼차려를 받고 있는 사진이 많고, 개펄에서 전신이 흙투성이가 됐거나 소변기 또는 흙탕물에 속칭 '원산폭격'을 하는 사진도 눈에 띄어 군내 인권유린 실태가 어느정도인지를 짐작게 해준다.

병사들이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 사진도 일부 있지만 후임병으로 추정되는 병사가 옷을 벗은 채 난처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사진도 상당수였다.

선임병으로 보이는 한 병사가 후임병으로 보이는 이의 팬티를 내리며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고 있는 가운데 '당하는' 병사는 모멸감이 섞인 괴로운 표정을 짓는 사진도 있다.

병사들이 소변을 보거나 단체로 샤워를 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도 얼차려 장면과 더불어 다수를 차지했다.

이밖에 알몸에 탄띠만 두른 사진, 한 장병의 엉덩이에 치약으로 낙서를 해 놓은 사진 등 다소 엽기적인 사진도 자주 눈에 띄었다.

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이런 명백한 범죄이자 인권유린이 만연하고 있는데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문화가 더 문제"라며 "군은 알몸 사진을 철저히 조사해 국민에게 더는 군대의 부끄러운 면을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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