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골짜기 이름은?'
팔공산 자락를 끼고 있는 동구 도평동에서는 골짜기 이름표 달기가 한창이다. 도평동은 80% 이상이 임야와 농지로 구성돼 있고 마을과 농지 대부분이 골짜기 사이에 자리 잡은 동네다. 그러나 산불 등 각종 재해로 주민들이 신고할 때는 저마다 다른 이름을 대며 위치를 알려와 현장확인에 애를 먹기 일쑤였다.
도평동 주민자치위원회(위원장 최민영)와 동사무소는 13일 골짜기 명칭을 새긴 향나무 표지판 20개와 돌조각 2개를 우선 왕래가 잦은 골짜기 입구마다 설치했다. 지난 3월부터 4개월 간 골짜기의 이름 유래를 조사한 결과 현재까지 찾은 우리말 골짜기 이름은 50여 개다.
잣나무밭이 있어 유래된 백밭골, 신숭겸장군 유허비(遺墟碑) 자리에 조선시대까지 대비사라는 큰 절이 있다고 이름붙인 법당골, 옛날 어사가 마패를 지닌 채 순시를 하다 길을 잘못 들어 헤매다 쓰러져 이후 다리가 약한 이들은 출입을 하지 말라는 뜻에서 지어진 금패지(禁牌地)골 등이 재미있다.
동사무소 관계자는 "현재 부르는 이름이 제각각인데다 정확한 이름을 기억하는 노인들이 점차 줄고 있어 정감이 가고 소박한 우리 이름을 조사해 보존키로 했다"며 "아름다운 골짜기 이름이 후대까지 전해질 수 있도록 나머지 이름표도 올해 안으로 모두 달겠다"고 밝혔다.
채정민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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