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서신문/사설-소녀를 죽음으로 내몬 어른들의 이기심

6월 25일, 북한 공산당은 예고도 없이 남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에 국민은 허겁지겁 피란을 가야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가족이 헤어지고, 고아가 생기고, 사상자들이 수도 없이 발생했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고통스러운 이 상황에서 우리는 서로를 돕고 감싸주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7월 24일 발생한 '명선'이라는 소녀의 죽음은 우리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 소녀는 부모를 잃고 숙부와 피란을 오고 있었다. 그러나 숙부가 그녀를 살해하려고 하여 만경강 근처 마을에 이르러 숙부에게서 도망쳐 나왔다고 한다. '나'의 집에 들어가 살기 위해 금반지를 하나 주고, 그 집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러나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금반지의 출처를 추궁당하여 도망쳤다가 돌아오기도 하였다. 결국, 명선이는 끊어진 만경강 다리에서 놀다가 비행기 소리에 놀라 추락사하였다.

이 사건은 단순한 추락사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전쟁과 어른들의 이기심에 의해 일어난 비극이라고 본다. 명선이의 숙부가 금반지에 욕심을 내지 않고 함께 잘 살기만 했어도, '나'의 부모가 금반지를 더 얻어내려는 유혹을 뿌리치고 성심껏 보살피기만 했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하나의 예일 뿐 한반도에서 이와 비슷한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을 것이다. 어린아이를 잘 보살펴 주지 못할망정 죽음으로까지 몰아내는 이기적인 어른들은 반성해야 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속담을 지금과 같은 재난의 시기에 더더욱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 굶주리고 고난을 겪는 국민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미국의 지원도, 식량지원도 아니다. 진정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를 도와주고 보살펴주는 마음이다. 그 마음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호동일(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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