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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소금쟁이가 읽는 수면이 자꾸 접혀서

소금쟁이들 뭘 읽는지도 모르는 채 허둥대네

그 난독이 게워낸 파도가 물가에 밀려와 끊임없이 소곤대어

내 맨발만 간지럽네

이하석(1948~ ) '소금쟁이 독서'

더위 탓에 물에 발 담그고 싶어지니 문득 이 시가 생각납니다. 바람이 불어 잔잔한 수면에 물결이 생깁니다. 조용히 물 위에 떠 있던 소금쟁이가 물결에 밀려서 허둥댑니다. 시인은 기발하게도 이 장면을 독서에 연결시킵니다. 그리고는 마치 바람에 책장이 접히는 것처럼 '수면이 자꾸 접혀서/ 소금쟁이들 뭘 읽었는지도 모르는 채 허둥'댄다는 절묘한 상상력을 발휘합니다.

그리고는 물결을 슬그머니 소금쟁이의 난독(허둥거림)의 탓으로 돌리고, 그 물결(파도)이 물가에 밀려와서 시인의 맨발을 간질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자연 속에 하찮은 장면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간과 소통되는 세계가 열리는 것이지요. 소금쟁이와 바람, 잔물결과 시인의 맨발이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자연과 인간의 정겨운 교류가 일어나는 것이 느껴지지 않습니까?

이진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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