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네티즌, 드라마 홈피 통해 제작 주체로 부각

최근 큰 인기 속에 종영한 MBC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제작진은 드라마 홈페이지에 올라온 네티즌의 아이디어를 이용해 매회 소제목을 달았다. 네티즌이 홈페이지의 '15자 카피세상'이라는 코너에 올린 아이디어가 실제 드라마 제작으로까지 연결된 것이다.

5월에 종영한 SBS '불량주부'도 홈페이지에서 드라마 소재인 남자 전업 주부가 겪은 에피소드를 모았다. 그 가운데 일부 기발한 아이디어는 드라마에 그대로 반영되기도 했다.

네티즌이 드라마 제작과정의 중요한 주체로 새삼 부각되고 있다. 드라마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그들의 아이디어가 다양하게 드라마에 반영된다. '해피엔딩을 원한다'는 식으로 드라마 내용에 대해 단순하게 의견을 드러내던 기존 방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셈.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쉽게 감지된다. SBS '패션 70s'는 네티즌의 추억의 사진으로 드라마 엔딩을 장식한 바 있다. 네티즌이 홈페이지 '그땐 그랬지' 코너에 올린 60, 70년대 사진을 이용했다.

'패션 70s'는 또 홈페이지에 '나도 패션 70s 작가!'라는 코너를 마련, 네티즌이 원하는 드라마의 결말과 예고편 등을 작성해서 올리게 했다.'패션 70s'의 정성희 작가가 직접 베스트 글을 선정, 발표하고 있다.

MBC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4컷 만화 형식으로 드라마 내용을 재구성하는 코너를 준비했다. 네티즌은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 각 드라마 장면에 맞는 재치있는 말풍선을 꾸민다.

이 같은 네티즌의 적극적인 참여는 홈페이지의 발빠른 진화에 크게 기대고 있다. 사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드라마 홈페이지는 촬영 현장 사진, 인터뷰 동영상, 애칭공모, 무료 콘텐츠 등을 일방적으로 서비스하는 그쳤다.

드라마 제작진과 홈페이지는 올 초부터 네티즌의 참여 공간을 더욱 과감하게 늘여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나섰다. 드라마 시청률 경쟁이 격화되면서 네티즌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유도하기 위해서다. 물론 자신들의 참여 통로가 파격적으로 늘어나게 된 네티즌도 적극적으로 이에 호응하고 있다.

SBS 드라마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있는 SBSi는 "네티즌이 단순히 드라마의 내용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 그들이 당당하게 생산의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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