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헐크, 스파이더맨, 판타스틱 4의 공통점은?
슈퍼 히어로를 다룬 60년대 미국의 최고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라는 것.
특히 이른바 '공식'에 충실하다. 평범한 사람이 예기치 않은 사고에 의해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 된다. 주인공은 원치 않는 능력 때문에 고뇌하지만 인류의 정의와 생명을 위협하는 악당에 맞서 숙명적인 싸움을 벌인다.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쳐 오긴 해도 결론은 언제나 '영웅=선(善)'의 승리다.
판에 박은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무릎을 탁 치는 반전을 가진 드라마와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이같은 영웅 이야기가 만화와 TV, 영화를 두루 거치면서 40년 이상 팬들에게 사랑받는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영웅에 대한 원초적인 욕망 때문이다.
이번엔 무려 4명이다. 고무줄처럼 몸을 자유자재로 늘리는 '미스터 판타스틱', 섹시한 투명인간 '인비저블 걸', 천방지축 불의 전사 '파이어', 그리고 엄청난 괴력의 돌덩어리 인간 '씽'까지.
60년대 만화 속의 영웅들이 21세기 최첨단 스크린 속에 다시 태어났다. 사실 캐릭터 하나하나가 지금까지 영화 속에서 다뤄졌던 영웅들의 '원조'격이라 신선함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뉴욕 브룩클린브리지의 액션 신에서 보여지듯 실사와 CGI(컴퓨터 화상)의 교묘한 합성이 사실감을 높이고 있다. 딱딱한 돌의 질감을 표현하되 얼굴 표정을 살린 씽의 피부, 불꽃에 싸였어도 눈의 초점을 읽을 수 있는 파이어의 변신이 매우 흥미롭다. 할리우드의 섹시 아이콘 제시카 알바의 '투명인간 되기'를 엿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요소요소에 배치된 유머 포인트가 자칫 비장미로 흐를 수 있는 영웅 이야기를 밝고 유쾌한 코드로 이끌고 있는 것은 강점. 흉칙한 외모로 변한 남편 씽을 본 아내가 손에 낀 결혼반지를 길바닥에 빼놓고 돌아서는 '심각한' 순간에도 할리우드의 젊은 유망주 팀 스토리 감독의 재기발랄함은 빛을 발한다. 씽은 미어지는 가슴을 안고 아내의 반지를 주워 담으려 하지만 '허걱', 크고 뭉툭한 손가락으론 도저히 반지를 잡을 수가 없다.
이 작품의 만화 원작자인 스탠 리의 한마디는 판타스틱 4의 성격을 잘 설명하고 있다. "왜 판타스틱 4의 영웅들이 오랫동안 사랑 받는가"에 대해 "영웅들이 가진 인간적인 매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인의 영웅은 자신들이 얻은 어마어마한 능력을 두고 인간적인 시행착오와 감정의 변화를 겪는다. 지극히 인간적인 점, 바로 이것이 판타스틱 4를 기존의 작품들과 '같지만 다른' 영웅 신화로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7월 8일 미국 개봉 후 첫 주말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를 만큼 성적은 좋았던 편. 국내 팬들의 반응도 자못 궁금하다. 11일 개봉, 러닝타임 105분, 12세 관람가다.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 cl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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