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DJ) 전 대통령이 '국민의 정부도청 공개' 파문 이후 폐렴 증세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한 이후 정치권 인사들의 병문안이 줄을 잇고 있다.
입원 이틀째인 11일 김 전 대통령은 의료진의 강력한 권유에 따라 병실 문앞에'면회 사절'이라는 팻말을 붙인 채 최경환 비서관 등 비서진을 통해서만 방문객을받았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김우식(金雨植) 대통령 비서실장과 자신의 재임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 전윤철(田允喆) 감사원장, 안주섭(安周燮) 전 경호실장의 병문안은 직접 받았다.
김우식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2시께 병원에 도착, 10여분간 김 전 대통령을 만나 쾌유를 기원하는 노 대통령의 뜻을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식사는 잘하시는가"라는 김 실장의 질문에 "잘하지 못한다. 폐에 세균이 침식해 치료를 받고있다"고 말한 뒤 "(김 실장은) 사실상 김대중 도서관의 설립자 아니냐. (도서관에 대한) 국고지원에 늦게나마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실장은 연세대 총장 시절 김대중 도서관 건립을 적극 지원했었다.
김우식 비서실장의 방문에 앞서 박지원 전 장관은 이날 낮 12시20분께 도착, 1 시께 병실을 나왔으며 20여분간 김 전 대통령을 면담했다.
박 전 장관은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의례적인 얘기를 나눴다"며 "요즘에는 입이 없다. 옛날에는 말을 잘했는데 지금은 하고 싶지 않다"고 함구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안과치료차 병원을 찾은 김에 김 전 대통령을 병문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DJ의 한 측근은 박 전 장관의 면담에 대해 "요즘 전화 연락도 어려운데 김 전 대통령이 (박 전 장관은) 식구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박상천(朴相千) 장재식(張在植) 전 의원을 비롯해 동교동계 출신인이훈평(李訓平) 조재환(趙在煥) 윤철상(尹鐵相) 전 의원이 이날 오전 병원을 찾았고최규하(崔圭夏) 전 대통령은 비서관을 보내 난을 전했다.
정창영 연세대 총장도 이날 오전 병원에 들러 김 전 대통령을 만나 인사를 하고의료진에게 상태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린우리당에서는 전날 배기선(裵基善) 사무총장이 병문안을 한데 이어 문희상( 文喜相) 의장이 이날 오후 병원을 찾을 계획이었으나 "치료와 안정을 위해 퇴원 이후에 만났으면 한다"는 동교동측의 연락을 받고 계획을 취소했다.
또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는 이날 유승민(劉承旼) 비서실장을 통해 난을보내고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는 뜻을 전달했고 여름휴가 중인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도 난을 보내고 12일 문병할 계획이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전날 숙면을 취하지 못한 채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함께 동교동 자택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DJ의 한 측근은 "더위를 무척 타시는 것 같다"며 "자다깨다 하고 항생제 치료를받기 때문에 밥도 잘 못드신다"고 몸 상태를 전한 뒤 "평소해왔던 신장투석 등 치료일정이 많아 앞으로 사람을 만나는게 물리적으로 힘들다"고 강조했다.
병원측도 김 전 대통령의 조속한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김 전 대통령 주치의 장석일 박사와 함께 정남식 연세대 의대 교수, 호흡기 계통 전문의인 장준 교수를 대동해 체계적인 치료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은 일주일 정도 치료를 받을 예정이며, 오는 13일 김대중 도서관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도쿄납치 생환 32주년 기념미사를 취소하는 대신 병원에서 약식미사를 가질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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