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시골 아줌마가 된 한 스위스 여인의 한국사랑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해 10월 충북 청원군 내수읍 풍정리에 정착한 미혼의 인진주(59·스위스명 마거릿)씨. 간호사 출신이어서 동네 주민들로부터 '한국판 나이팅게일'로 불리는 인씨는 국적은 스위스이지만 올해로 20년째 한국에서 살고 있고 한국말도 잘한다.
스위스 베른의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던 1972년 한국 간호사들과 기숙사생활을 함께하면서 김치와 김 등 한국 음식을 맛봤고 '기역, 니은, 디귿'도 배우게 된 인씨가 본격적으로 한국과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생모임을 통해 방한했던 75년.
"마치 고향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는 그는 고아원 등에서 일하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마침내 85년 한국행을 결심했다. 광주, 용인의 보육원에서 봉사활동을 겸해 간호사로 일하며 한국인으로 지냈던 그는 'IMF 한파'로 한때 직장을 잃었다 서울 은평재활원, 군산의 장애인복지시설 등에서도 어려운 사람들을 돌봤다.
그러나 2001년부터 관절염이 심해져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었고 스위스 친구 소유인 괴산군 청안면으로 거처를 옮기는 시련을 겪었다. 그는 "난방이 되지 않아 겨울을 나기가 너무 힘들어 스위스로 돌아갈 생각도 했었다"고 당시의 어려움을 회고했다.
하지만 한국이 좋아서 온 만큼 뼈를 묻겠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둥지를 마련해 이사했다. 그가 주목을 받는 진짜 이유는 어려운 형편속에서도 다른 나라의 불우한 어린이들을 돕고 있기 때문이다.
매월 스위스 정부로부터 80만 원의 연금을 받아 생활하고 있는 그는 몽골(5명),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이상 각 1명)의 어린이 8명에게 2만 원씩 16만 원을 매달 송금하고 있다. 인씨는 국내 한 구호단체를 통해 이 같은 자선활동을 10년 넘게 벌이고 있다고 했다.
길을 잃었거나 버려진 개를 데려다 키우고 있는 인씨는 또 자신도 몸이 불편하지만 앞으로 1주일에 3번가량 인근 초정노인병원을 찾아 간병인으로 봉사를 벌일 계획이다.
진주라는 이름은 마거릿의 말뜻이라는 인씨는 "다음달 몽골을 방문해 돕고 있는 어린이들을 만날 것"이라며 "스위스에 동생들이 살고 있으나 한국에서 여생을 마칠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사진 : 한국에 거주하며 다른 나라의 불우한 어린이를 지원하고 있는 스위스 출신의 인진주(59.여.사진 왼쪽)씨가 26일 충북 청원군 내수읍 풍정리 자택에서 마을 이웃과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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