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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류 이야기-근대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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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가 출산한 현대의 빛과 그림자

▨인류 이야기-근대의 세계/임영태 지음/아이필드 펴냄

급박하게 변화하는 현대 세계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현대를 잉태한 '근대'를 제대로 바라봐야 한다. 근대의 자궁에서 현대가 탄생했고 근대가 제공한 자양분으로 오늘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인류이야기-근대의 세계'는 중세 후기 르네상스시대부터 제국주의가 완성된 20세기 초반까지 400여 년의 역사를 사건 중심으로 살핀 책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는 근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자유·평등·박애 같은 긍정적인 관념이 생겨난 것도, 빈부격차와 인종갈등 등 부정적인 요소가 자라난 것도 모두 근대의 산물이다.

근대가 싹튼 것은 십자군 원정의 실패로 신에서 인간으로 관점이 옮겨지면서부터. 신 중심에서 인간 중심으로 사고를 전환하게 했던 첫 발걸음은 문학이었다. 문학으로부터 다른 예술 세계로 인간 중심적 관점이 퍼져나가면서 전혀 새로운 예술이 발전하게 된다. 중세에는 교황이나 황제가 한마디 하면 그 의미를 새기느라 묵상하고 기도했다. 하지만 후기에 접어들어 새로운 문물을 접한 소수의 선각자들은 문학이나 그림, 조각 등으로 자기의 내면세계를 밖으로 드러냈다. 이 르네상스 시대는 이탈리아 반도에서 시작돼 중서부 유럽과 스페인까지 이르게 됐다.

유럽 최초의 근대인은 단테보다 한 세대쯤 뒤의 인물인 프란시스코 페트라르카. 그는 모국어인 이탈리아어로 연인에게 바치는 서정시를 쓰는 등 내용 뿐만 아니라 문학적 형식에서도 인문주의적 경향을 그대로 보여줬다.

정치적으로 영국혁명과 미국 독립전쟁, 프랑스 혁명 등은 이 시대를 연 상징적인 사건들이다. 이 세 사건은 신흥계급과 낡은 제도에 안존해온 기득권층의 대립이 그 원인이었다. 이들 삼국은 진통 끝에 근대 제도를 갖추게 되지만 곧 주변국을 식민지로 만드는 야수의 속성을 드러냈다. 새로운 원료 공급기지로서 식민지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됐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와 아시아 각 나라들은 황폐해져갔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발생했다. 산업혁명은 과학의 발달로 이어지게 된다. 이렇게 자본축적이 계속되면서 국가가 부강해짐에도 불구하고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계속 가지지 못했다. 계급적 저항이 발생하게 되고 각 민족이 독립을 요구하게 된다.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이라는 '이중혁명'을 통해 강대국으로 성장한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의 빛나는(?) 근대 뒤편에는 이들의 식민지로 전락돼 고통받아야 했던 어두운 그림자가 존재하고 있다.

이 책은 승자 뒤에 가려진 패배자, 강대국의 영광 뒤에 놓인 약소국의 고통의 역사를 함께 보아야만 세계사의 참모습에 다가갈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특정 계층을 위한 편협한 시각이 아니라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적당한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역사 발전에 대한 믿음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최세정기자 bea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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