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욕탕 폭발> 인접 주민들 피해

"집 안은 온통 유리 파편 투성이고, 문이란 문은 죄다 비틀려버렸습니다. 폭발 위력이 얼마나 컸으면...".

사고가 난 옥돌사우나 인근 주민들은 4일 하루 종일 집 안팎의 잔해물을 치우면서 사고가 남긴 참상에 다시 한번 몸서리를 쳤다. 피해가 가장 컸던 목욕탕 맞은 편 ㅅ빌라 주민들을 비롯, 20여명의 주민들이 인근 동사무소로 대피했고, 주택 28채와 차량 27대가 부서진 것으로 집계됐다.

18가구가 사는 빌라 주민 박영진(47)씨는 "유리파편뿐 아니라 날아온 재들이 방마다 가득했고, 안전진단결과 양호하다고 판단됐지만 주민들이 밤새 불안에 떨어야 했다"며 "학교에서 귀가 중이던 중학생 아들이 마침 집 근처까지 왔다가 사고를 면해 천만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주민 안영숙(49·여)씨는 사고 목욕탕에 있다가 온 몸이 유리파편에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안씨는 "당시 여탕에 있던 20명은 엄청난 폭발음과 연기에 몸을 가누지 못했다"고 사고 당시를 떠올렸다. 3층 단독주택 주민 이영숙(48·여)씨는 "그나마 우리는 집만 부서졌지만 숨진 이웃이 너무 안타깝다"며 "직접 피해가 없더라도 충격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했다.

미흡한 사고수습을 탓하는 지적도 있었다. 빌라 주민 김외광(51)씨는 "동사무소로 대피하라는 얘기를 듣지 못해 여관방에서 가족과 하룻밤을 묵어야 했다"며 "뒤늦게 찾아간 동사무소는 만원이었고, 깨진 유리창에 가림막을 쳐주는 등의 도움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수성구청은 재개발 시행사인 (주)감브ENC측과 협의를 통해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인접 주민들에게 유리창 수리 등 보상을 해주기로 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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