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울의 향토인들]향우회-(21)문경

새재아래 '끝동네'인 문경출신의 서울사람들은 서로를 '인정'으로 대한다. 서로를 소개할 때도 '인물'보다 '인품'에 초점을 맞추는 넉넉함이 있다. 그래서인지 이곳출신 서울사람들중에는 정치권 인사가 적다. 아무래도 정치권이라면 '이해'나 '다툼'이 심한 곳으로 여겨지는 탓인 것 같다.

정치권 인사로는 채문식(80) 전 국회의장이 유일하게 거론될 정도다. 채 전의장은 정계은퇴후 이재형 전 국회의장 기념 단체인 운경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지난 73년 문경에서 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후 4번을 문경에서 당선됐다. 6선 의원으로 민정당 대표, 국회의장을 지냈다.

문경출신 재경인사들중에는 재계출신들이 유난히 많다. 변탁(67) 태영 부회장은 건설업계의 대표적 CEO다. 고향기업인 (주)봉명에 근무하다 지난 77년 태영 이사로 자리를 옮겨 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현재는 한국건설경영협회장도 겸하고 있다. 고종진(68) 두산회장은 주류업계에서는 독보적 존재다. 지난 64년 동양맥주에 입사해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했다.

박병재(64) 현대정보기술(주) 회장은 원래 현대자동차 출신이다. 68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96년부터는 사장, 생산·판매·품질부문 총괄담당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자동차 업계와는 동떨어졌지만 IT분야 1등 기업을 목표로 현대정보기술을 맡았다. 고규환(63) 아시아산업개발 사장은 아시아시멘트 부사장을 겸하고 있다. 문경고와 한양대 건축과를 나와 시멘트 업계에서만 잔뼈가 굵었다. 지난 2003년에는 아시아시멘트를 업계 선도기업으로 이끈 공로로 전경련으로 부터 경영인 대상을 수상했다. 심상길(63) 대동주택회장은 인천시의회 의장을 지낸 건설경영인으로 지난 96년 15대때 무소속으로 인천남구갑에 출마했다. 조용경(54) 포스코건설 부사장은 박태준 전 포철회장 측근에서 기업 CEO로 변신한 케이스. 경기고와 서울법대를나와 포철 홍보부장을 지냈고 박 전 회장이 민자당 최고위원, 자민련 총재를 지낼때 측근으로 보좌했다.

이밖에 재경향우회장을 맡고 있는 윤선길 남선건설 회장, 최종윤 우리종합건설회장, 엄태우 아세안트레이딩(주)대표, 고성욱 (주)코콤 대표, 정건수 대득스틸(주) 대표 등이 대표적 기업인이다.

학계에는 김안제(68) 전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장을 들 수 있다. 서울대 교수인 김 전 위원장은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와 미국 신시내티대학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 및 지역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대학국토계획학회장과 한국지방자치학회장, 신행정수도건설추진 자문위원장 등을 지내는 등 지방도시계획분야에는 독보적 존재로 통한다. 권기성(58) 광운대 정보복지대학원장, 김학수(54) 서강대언론대학원장도 이곳출신이다. 권 교수는 행정고시 출제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김 교수는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지난 2001년에는 한국언론학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고유환(48)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최근 남북관계 진전으로 '뜨고 있는' 교수다. 현재 대통령비서실 정책자문위원, 통일부 정책평가위원 등을 맡고 있다.

관계인사로는 권진봉(52) 건설교통부 공보관이 있다. 휘문고와 서울대 농대를 나와 지난해까지 원주지방국토관리청장을 역임했다. 고윤환(48) 제주4.3사건처리지원단장은 내무부 출신으로 청와대 행정관, 인천시 경제국장, 인천 남동구 부구청장 등을 지냈다. 학구파여서 서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후 최근에는 행정학 박사학위까지 받았다. 전직 관료로는 김만기(76) 전 조달청장과 김수동(59) 전 특허청장을 꼽을 수 있다. 김 전 특허청장은 현재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경출신 언론인들은 다수 있다. 문현석(59) 소년한국일보 사장은 한국일보에서 잔뼈가 굵었다. 한국일보 대표이사 부사장까지 역임했다. 관훈클럽 총무를 지낸 남찬순(56)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현재 한국언론재단 감사를 맡고 있다. 동아일보에서 국제부, 정치부,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다. 김성묵(55) 전 KBS춘천방송 총국장, 이정봉(53) 전 KBS보도국장도 문경출신이다. 김 전 총국장은 현재 KBS인적자원센터 연수팀장을, 이 전 국장은 보도전략기획팀장을 맡고 있다.

법조계에는 변동걸(57) 서울중앙지법원장이 있다. 지난 71년 사법시험 합격후 외길 판사의 길을 걸어온 법조인으로 올 2월 법원의 핵심 요직인 중앙지법원장을 맡게됐다. 아직 부모님이 문경에 생존해 있어 고향을 자주 찾는 편이다. 조용구(49) 서울동부지원 수석부장판사, 이두희(47) 인천지방검찰청 형사2부장, 고건호(47) 서울동부지청 형사부장 등도 이곳출신이다.

문화·예술계 인사로는 양채영(70) 시인을 들 수 있다. 초등학교 교사 재직때 부터 꾸준히 작품활동을 했으며, 현재는 한국시인협회 중앙위원을 맡고 있다. 개그맨 김종국도 문경출신이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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