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시험이 서술형·논술형으로 바뀌는 데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어떤 형태로 출제되고 어떻게 평가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학부모들도 크다. 매일신문사는 앞으로 도입될 서술형 시험에 대한 가이드 라인 제시를 위해 대구시 교육청과 공동으로 예시 문항과 출제 의도, 채점 기준, 예시 답안 등을 연재한다. 제시되는 내용들은 대구시 교육청이 일선 교사들과 함께 제작한 '서술형·논술형 평가 예시 문항 자료집'에서 발췌, 심화했다.
■국어(달성고 출제)
◇문항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제 아무리 대원군이 살아 돌아온다 하더라도 더 이상 타문명의 유입을 막을 길은 없다. 어떤 문명들은 서로 만났을 때 충돌을 면치 못할 것이고, 어떤 것들은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하게 될 것이다. 결코 일반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지만 스스로 아끼지 못한 문명은 외래 문명에 텃밭을 빼앗기고 말 것이라는 예측을 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싶다. ㉠내가 당당해야 남을 수용할 수 있다.
영어만 잘 하면 성공한다는 믿음에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다. 배워서 나쁠 것 없고, 영어는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반드시 배워야 한다. 하지만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한글이다. 한술 더 떠 일본을 따라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주장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글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영어를 들여오는 일은 우리 개구리들을 돌보지 않은 채 황소개구리를 들여온 우를 또다시 범하는 것이다.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일은 새 시대를 살아가는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우리 한글을 바로 세우는 일에도 소홀해서는 절대 안 된다. 황소개구리의 황소 울음 같은 소리에 익숙해져 청개구리의 소리를 잊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 '황소개구리와 우리말'중에서 발췌
(나) [A]앞으로 영어를 못하면 국제사회에 생존이 어려울지 모른다. 뉴스위크는 3월 7일자 최신호에서 "앞으로 10년 동안 20억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영어를 공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결과 30억 명이 영어를 할 수 있게 돼 영어는 명실상부한 산업과 기술, 권력의 언어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B]뉴스위크는 최근 한국에 설립된 영어마을에 주목하면서 세계 각국의 영어교육 열풍을 소개했다. 뉴스위크는 특히 "한국에서의 영어 교육이 점차 창의적이고 다양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주요 도시에서는 지난해 초등학교 3학년부터 영어가 정규과목이 됐으며 체코 프라하의 한 영어 유치원에는 각각 2살, 3살짜리 유아들을 위한 영어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고 잡지는 전했다.
- 00 경제 2005-03-09자 기사
1. (가)글의 내용을 근거로 하여, 밑줄 친 ㉠의 문맥상의 의미를 서술하시오. [5점]
2. (나)의 [A]나 [B]를 인용하여 (가)글의 논지에 찬성, 혹은 반대하는 입장에서 글의 개요를 작성하시오. [10점]
◇출제 의도 및 채점 기준 : 이 문항은 글의 문맥을 올바로 파악한 뒤 그를 바탕으로 찬·반 의견을 서론-본론-결론 구조에 따라 적절히 도식화 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고자 한 것이다. 따라서 문자 그대로의 표피적 의미뿐만 아니라 글 속에 내포된 의미까지 정확하게 읽어내는 능력은 물론 평소 글을 작성하는 데 있어 기본이 되는 개요짜기 연습이 충분히 돼 있어야 한다.
서술형 답안을 작성하는 데는 문제를 충분히 읽어보고 문제에 제시된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1번 문항의 경우 "(가)글의 내용을 근거로 하라"고 했으므로 ㉠의 의미를 서술함과 동시에 (가)글이 근거로 사용돼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2번 문항도 마찬가지. "[A]나 [B]를 인용하라"고 제시돼 있으므로 개요 작성 과정에 있어 주어진 지문을 한번 이상은 근거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제를 한 홍지훈 교사(달성고)는 "서론-본론-결론의 골격을 갖춰 '설득력'과 '논리성'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제시된 글을 자신의 주장을 강화하는 근거로 적절하게 사용하는 능력을 살펴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 예시 답안
1. 영어의 수용은 불가피한 것이지만 한글이 영어보다 더 중요하며, 한글을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는 글의 내용을 고려할 때, 밑줄 친 ㉠은, 영어를 수용함에 있어 주체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 서론: 한글의 위기 상황 제시([A]인용)
본론: 1.한글을 등한시하는 풍조의 문제점
ㄱ.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김
ㄴ.민족의 얼, 동질성에 손상
2.한글을 지키고 가꾸는 방법
ㄱ.한글 교육의 강화
ㄴ.미디어에서의 한글 사용 강화
ㄷ.언어순화운동 전개
결론: 한글의 중요성 강조
서론: 영어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
본론 1.영어의 중요성
ㄱ.국제사외에서의 중요성 증가([A]인용)
ㄴ.세계화시대에서 영어는 필수임.
2.영어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함
ㄱ.학교에서의 영어교육 강화
ㄴ.미디어에서의 영어 사용 권장
결론: 영어의 필요성 강조.
■영어(오성고 출제)
※다음 글을 읽고 글쓴이가 가지고 있는 이혼(divorce)에 대한 견해를 추론하여 25단어 내외의 영어로 쓰시오. (5점)
The crackup known as divorce is so commonplace nowadays that many people profess to regard it as no more serious than the common cold. Instead of being treated as an emotional disaster, it is viewed as some sort of liberation, freeing both husband and wife to seek new partners and new disasters. Even the children are now said to prefer divorce to a "bad marriage." I myself have never seen much evidence to support these indulgent views. Most of the divorced people I know have not fared much better with their second wives (or husbands) than with their first, and in almost every case, the children have bitterly and helplessly resented the breakup.
△출제 의도 및 채점 기준 : 이 문항은 지문을 읽고 내용을 추론하고 이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측정하려는 목적에서 출제됐다. 따라서 주어진 지문을 읽은 뒤 글의 앞 부분에 제시된 이혼에 대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견해와, 이어지는 글쓴이의 견해를 동시에 서술해 내는 것이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만일 글쓴이의 견해만을 이해하고 서술한다면 주어진 지문 전체를 아우르지 못해 절반의 점수에 그칠 수밖에 없다(3점). 이 때 철자에 유의하고 영어 문법에 맞게 서술하는 것은 기본. 철자 오류는 단어당 1점 감점 요인이며 어법에 맞지 않으면 2점 감점을 받게 된다.
△예시답안
Contrary to what some people claim, divorce is usually not a happy or insignificant event in the lives of those it touch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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