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너스, 샤라포바 누르고 슈퍼매치 우승

'흑진주' 비너스 윌리엄스(랭킹7위.미국)가 한국땅에서 '테니스요정' 마리아 샤라포바(랭킹1위.러시아)를 눌렀다.

비너스는 한가위 연휴 마지막날인 19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코트에서 벌어진 '현대카드 슈퍼매치'에서 샤라포바를 2-0(6-4 6-4)으로 제압하고 처음 방문한 한국에서 뜻깊은 추억거리를 만들었다.

비너스는 비록 정식 경기는 아니었지만 지난 7월 윔블던오픈 4강전에서 샤라포바를 2-1로 제압한 이후 두 달여만에 만나 맞대결을 승리로 이끌면서 다음주부터 벌어지는 차이나오픈(총상금 58만5천달러)에서의 선전을 예감케 했다.

두 선수의 정식 경기 상대 전적은 2승 1패로 샤라포바가 앞서 있다.

두 선수가 4시 체조경기장에 동시에 입장하자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환호했고 두 선수는 손을 흔들며 반갑게 인사했다.

하늘색 원피스와 노란색 모자를 쓴 샤라포바와 분홍색 원피스로 한껏 멋을 낸 비너스는 1세트 시작부터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박수 갈채를 받았다.

네트 위를 스치는 듯 낮게 깔려가는 두 선수의 세계 최정상급 스트로크에 관객들은 탄성을 내질렀으며 특히 첫 세트부터 세 번의 듀스가 진행되자 체조경기장은 금세 뜨겁게 달아올랐다.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가던 1세트에서 비너스가 4-4로 맞선 9번째 게임에서 샤라포바의 서브를 따냈고 이어 6-4로 이기자 비너스의 선전을 축하하는 박수가 이어졌다.

2세트에서 샤라포바는 2-0으로 앞서갔지만 컨디션 난조를 보인 그는 자제력을 잃으며 범실을 수차례 범했고 결국 2-3으로 비너스에 역전당했다.

4-4로 맞선 운명의 9번째 게임에서 그동안 숨죽여왔던 괴성을 내지르며 자존심싸움에서 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썼지만 침착한 비너스에게는 역부족이었다.

비너스는 결국 2세트도 6-4로 따내며 한국에서 샤라포바에 완승을 거뒀다.

우승한 비너스는 2만 달러를, 샤라포바는 1만 달러를 상금으로 받았다.

4박 5일간의 일정을 마친 양 선수는 20일 오전 10시 인천공항을 통해 차이나오픈(총상금 58만5천달러)이 열리고 있는 중국 베이징으로 향한다. (연합뉴스)